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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모로듬면 모르고나 잇실 꺼슬 어언 思郞이 싹남여 움돗는가 언제나 이 몸에 열음 열이 휘둘거든 볼연요 ~김우규(金友奎)~ <해설> 처음부터 사랑이 무엇인지 몰랐더라면 오히려 마음이 편하고 모르게 지낼 것을, 어찌하여 사랑이 싹이 나며 움이 돋았을까, 이 움튼 싹이 언제나 커서 열매가 ..
검으면 희다 하고 희면 검다 하네 검거나 희거나 올타 하리 젼혀 업다 찰하로 귀 막고 눈 감아 듯도 보도 말리라 ~김수장(金壽長;1699~1771)~ <해설> 검으면 희다고 하고 희면 검다고 한다. 제멋대로 정하고서 하는 말이니 검다고 하거나 희다고 하거나 할 사람은 하나도 없다. 차라리 귀도 막고 눈도 ..
헌 삿갓 자른 되롱 삷집고 홈의 메고 논뚝에 물 볼어라 밧 기음이 엇덧튼이 암아도 朴杖棊 볼이술이 틈업슨가 하노라 ~조현명(趙顯命;1690~1752)~ <해설> 헌 삿갓에 짧은 도롱이를 걸치고 삽과 호미를 가지고서 들에 나가 논둑에서 논물의 상태를 살피도록 하라, 과연 잡초가 얼마나 나있더냐? 아마도 ..
내집이 白鶴山中 날 차즐 이 뉘 이슬이 入我室者 淸風이오 對我飮者 明月이라 庭畔에 鶴徘徊한이 긔 벗인가 하노라 ~윤순(尹淳;1680~1741)~ <해설> 내 집은 백학산 속 깊은 곳에 있거니와 찾아줄 사람이 뉘 있겠는가, 오직 내방에 들어와 주는 이는 맑은 바람이요, 나하고 함께 술을 마실 벗은 저 밝은 ..
나라히 太平이라 武臣을 바라시니 날갓튼 英雄은 北塞에 다 늙거다 아마도 爲國丹忠은 나쁜인가 하노라 ~장붕익(張鵬翼;?~1735)~ <해설> 나라가 태평하여 무관을 돌보시지 않으시니 나와 같은 무신은 북쪽 변경 요새에서 하릴없이 늙어만 가는구나, 그러나 어쩌면 나라를 위한 붉은 마음 그대로인 ..
文章을 하쟈 하니 人生識字 憂患始오 孔孟을 배호려 하니 道若登天 不可及이로다 이내몸 쓸 대 업스니 聖代農圃 되오리다 ~안서우(安瑞羽;1664~1735)~ <해설> 글을 배우자니 인생에서 글을 안다는 것은 곧 근심과 걱정이 시작되는 것이고, 공자와 맹자의 도를 깨치자니 그것은 마치 하늘에 오르는 것..
오늘은 쳔렵하고 내일은 산행하세 곳다림 모래 하고 강신으란 글픠하리 그 글피 便射會할 제 각디 壺果 히시소 ~김유기(金裕器)~ <해설> 오늘은 물놀이 하고 내일은 사냥가세, 꽃 달임은 모래하고 강신모임은 글피하세, 그 글피 활쏘기 대회에는 저마다 술과 안주를 가지고 오시구려. ◈ 배경 김유..
綠耳 霜蹄 櫪上에서 늙고 龍泉雪岳 匣裡에 운다 平生의 먹은 뜻을 속절업시 못 일우고 귀밋티 흰 털이 날나니 글을 설워하노라 ~김천택(金天澤)~ <해설> 하루에 천 리나 달리는 녹의 상제 같은 준마도 외양간에 매인 채 늙어버리고 용천 설악의 잘 드는 칼도 갑속에 들어만 있어, 한 번 써보지도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