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五百年 都邑地를 匹馬로 도라드니 山川은 依舊하되 人傑은 간데없네 어즈버 太平煙月이 꿈이런가 하노라 ~길재(吉再;1353~1419)~ <해설> 고려 오백년의 서울이었던 땅을 다만 한 필의 말에 몸을 싣고 들어오니, 산천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건만 인걸은 다 죽어 보이지 않는구나, 아아 태평하던 그..
碧海竭流後의 모래 모혀 셤이되야 無情 芳草는 해마다 푸르로되 엇더타 우리의 왕손은 귀불귀를 하느니 <해설> 푸른 바닷물이 다 말라버린 뒤에 모래가 모여 섬이 되고 속절없는 풀과 꽃은 해마다 다시 그 철이 되면 푸르러지는데 어떤 일로 우리의 왕손만은 한 번 가고는 다시 오지를 못하는가? ..
백설이 자자딘 골의 구름이 머흐레라 반가운 매화는 어늬 곳의 피였는고 석양의 홀노 셔이셔 갈곳 몰라 하노라 ~이색(李穡;1328~1399) <해설> 흰 눈이 녹아 없어진 골짜기에 구름이 또한 험악하게 일어나는 구나. 꽃 중에 열녀라고 하는 보기에도 반가운 매화꽃은 어느 곳에 피었을까? 다 기울어진 날..
錄耳箱蹄 살지게 먹여 시냇물에 싯겨타고 龍泉雪鍔을 들게 가라 두러메고 장부의 위국 충절을 세워 볼까 하노라 ~최영(崔瑩;1316~1388)~ <해설> 하루에 천리를 달린다는 이름난 말 녹이나 상제 같은 말을 살찌게 먹여서 더욱 기운 내게 하고 시냇물에 잘 씻겨 타고 용천의 서릿발 같은 칼..
리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재 一枝春心을 子規야 아랴마는 다정도 병인 양하야 잠못드러 하노라 ~ 이조년(李兆年;1269~1342)~ <해설> 휘영청 밝기만 한 달빛에 배꽃은 더욱 하얗기만 한데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니 은하수가 엇비스듬하니 걸려있어 한밤중인 것을 알 수 있었다. 배꽃 ..
春山의 눈 녹인 바람 건듯 부러 간데없다. 젹은 덧 비러다가 불니코져 마라 우회 귀 밋회 해묵은 서리를 녹여볼까 하노라. <해설> 봄 산에 쌓인 눈을 다 녹인, 그 바람이 건들건들 잠간 불고는 간 곳을 모르겠다. 잠깐 그 바람을 빌려다가 희끗희끗한 나의 귀 밑 살쩍을 눈 녹여 주..
白日은 西山에 들고 황화수는 동해로 들고 고금 영웅은 北邙으로 드닷 말가 두어라 物有盛衰하니 설은줄이 이시랴 ~최 충(崔沖;984~1068)~ <해설> 해는 언제나 서산으로 넘어가고 황화의 물은 늘 그 동쪽 바다에 흘러들고 있다. 이렇듯 예와 지금의 모든 영웅들이 빠짐없이 죽음의 길을 밟아 북망산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