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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湖에 봄이 드이 이 몸이 일이 하다 나는 그물 깁고 아회는 밧출 가니 뒷뫼헤 엄나라는 약을 언제 캐랴 하느니 <해설> 새로운 생명이 약동하는 봄철이 닥치고 보니 나도 할 일이 많구나 나는 고기잡이를 하고자 꿰진 그물을 깁고 아이는 밭을 가는 등 저마도 제 할 일이 바쁘다, 뒷산에 있는 약초..
수양산 바라보며 夷齊를 恨 하노라 주려 죽을진들 採薇도 하는 것가 아무리 푸새엣 거신들 긔 뉘 따해 낫더니 <해설> 수양산 바라보며 백이숙제를 한탄하노라 차라리 굶주려 죽을 지언정 고사리라도 왜 캐어 먹었단 말인가, 아무리 대수롭지 않은 풀일망정 그것이 뉘 땅에 난 것인데 ..
江湖에 겨월이 드니 눈 기피 자히 남다 삿갓 빗기 쓰고 누역으로 오슬 삼아 이 몸이 칩디 아니 해옴도 亦君恩이삿다. <해설> 강호에 겨울이 닥치니 눈이 한 자나 넘게 깊이 쌓인다. 삿갓을 머리에 비스듬히 쓰고 도롱이를 둘러 이 몸이 이렇게라도 춥지않게 지낼 수 있음도 또한 임금의 은혜인 것이..
言忠信 行篤敬하고 酒色을 삼가면 내 몸의 병이 업고 남이 니르리니 行하고 餘力이 잇거든 學文조차 하리라. ~성석린~ <해설> 하는 말이 충성스럽고 믿음성이 있으며 행실이 돈독하고 술과 여자를 삼가 지나치지 않는다면, 우선 내 몸에 병이 들지 않아 좋고 또한 남도 나의 말과 행동을 일컫게 될 ..
술을 醉케 먹고 오다가 空山에 지니 뉘 날 매오리 天地卽衾枕이로다 狂風이 細雨를 모라 잠든 나를 깨와다 ~조준~ <해설> 술을 취하게 마시고 돌아오다가 아무도 없는 산 속에 쓰러져 잠이 들었다. 누가 잠든 나를 감히 깨우겠는가, 하늘이 이불이고 땅이 베개로구나. 그러난 사나운 바람이 가는 비..
내해 좋다 하고 남 슬흔 일 하디 말며 남이 한다 하고 義아녀든 좃디 마라 우리는 天性을 딕히여 삼긴 대로 하리라 ~변계량(卞季良;1369~ 1430)~ <해설> 나에게 하기 좋다고 남에게 싫은 일을 하지 말며, 또 남이 한다고 하여도 그것이 의로운 일, 옳은 일이 아니거든 따라 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타..
仙人橋 나린물이 紫霞洞 흐르로니 반천년 왕업이 물소리 뿐이로다 아히야 고국흥망을 무러 무삼하리오 ~정도전~ <해설> 선인교 아래 흐르는 물이 자하동을 지나가는데 따지고 본다면 오백년의 왕업도 저 물소리만 남겼구나, 그러니 지나간 고려의 흥망을 물어 무엇 하겠는가. ◈ 배경 우왕 14년 최..
흥망이 有數하니 滿月臺도 秋草로다 五百年 王業이 牧笛에 부쳐시니 夕陽에 지나는 客이 눈물겨워 하드라 <해설> 흥하고 망하는 것이 다 운수가 있는 것이어서 그 옛날 화려했던 대궐인 만월대도 가을풀이 우거져 쓸쓸하기만 하다. 오백년의 사직을 이어 내려 온 빛나는 왕조의 자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