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風波에 놀란 沙工 배 파라 말을 사니 九折羊腸이 물도곤 어려왜라 이 後란 배도 말도 말고 밧갈기만 하리라 ~장만(張晩;1566~1629)~ <해설> 바람 불고 파도치는 물에 하도 혼이 난 뱃사공이 배를 팔아 말을 사들였다. 그런데 그 말을 끌고 다녀야 할 산길은 험하고 꼬불꼬불 하여 물길보다도 더 살기가 ..
대 심거 울흘 삼고 솔 갓고니 亭子로다 白雲 깁픈 골의 날 잇는 줄 제 뉘 알니 庭畔의 학 徘徊하니 긔 벗인가 하노라 ~김장생(金長生;1548~1632)~ <해설> 대를 심어 울을 삼고 소나무를 잘 가꾸어 꼭 정자 같구나. 흰 구름이 감도는 이런 깊은 골짜기에 내가 살고 있다는 걸 그 뉘가 알 수 ..
아희야 되롱 삿갓 찰화 東澗의 비 디거다 긴긴 낙대에 미늘 업슨 낙시 매야 더 고기 놀라디 마라 내 홍계워 하노라. ~조존성(趙存性;1544~1628)~ <해설> 아희야 도롱이와 삿갓을 준비해라. 동쪽 시내에 비가 왔다. 기나긴 낚싯대에 미늘 없는 낚시를 매어 물에 드리웠으니 저 고기들아, 놀라지 마라, 내 ..
힘써 하는 싸홈 나리 위한 싸홈인가 옷밥의 뭇텨이셔 할 일업서 싸호놋다 아마도 조티디 아니하니 다시 어이하리 ~이덕일(李德一;1561~1622)~ <해설> 힘써서 하는 저 싸움은 나라를 위한 싸움인가? 옷밥에 묻혀있어서(배가 불러서) 하릴없이 하는 싸움이구나, 아아 당파의 싸움이 그치지 않으니 이를 ..
春山의 불이 나니 못다 픤 꼿 다 붓는다 겨 뫼 져 불은 끌 믈이나 잇거니와 이 몸의 늬 업슨 불이 나니 끌믈 업서 하노라 ~김덕령(金德齡;1567~1596)~ <해설> 봄 동산에 불이 나니 미처 피지 못한 꽃이 다 타죽는구나, 저 산의 저 불은 끌 수 있는 물이라도 있겠지만 내 몸에는 연기도 없는 불이타고 있고..
시졀도 뎌려하니 인사도 이러하다 이러하니 어이 뎌러 아니하리 이런쟈 뎌런쟈 하니 한숨게워하노라 <해설> 시절이 저러하니 사람들의 모든 일도 이러하다. 모든 일이 이러하니 어찌 저 모양이 되지 않을 수 있을 소냐? 이런다더라 또 저런다더라 하니 참으로 한숨이 나옴을 금할 수 없어 하노라. ..
이 몸이 되올찐대 무어시 될꼬한이 崑崙山 상상봉에 낙낙장송 되얏다가 群山에 雪滿하거든 홀로 웃둑할이라 ~권필(權鞸;1569~1612)~ <해설> 이 몸이 죽어서 무엇이 될꼬하니 곤륜산 가장 높은 봉우리에 우뚝 솟은 소나무가 되었다가 여러 산들이 눈에 가득 차 보이지 않을 때 홀로 우뚝하리라. ◈ 배..
물은 거울이 되어 窓 아뢰 빗겨거늘 뫼혼 병풍이 되어 하늘 밧긔 어위엿늬 이 중의 벗사몬 거는 백구外예 업서라 ~곽기수(郭期壽;1549~1616)~ <해설> 거울같이 맑은 물이 창 앞에 비스듬히 흐르고 있거니와 산 또한 병풍처럼 하늘을 찌를듯 둘러처져 있네, 이렇듯 아름다운 자연속에 내가 벗삼는 것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