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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두렷하여 碧空에 걸려시니 만고풍상에 떠저졈 즉하다마는 지금히 취객을 위하여 長照金樽하노매 ~이덕형(李德馨;1561~1613)~ <해설> 달이 뚜렷하게시리 푸른 하늘에 걸렸는데 저 달은 오랜 세월을 두고 갖은 풍상에 시달려 왔으므로 떨어질듯 싶기도 하련만, 지금의 취한 이를 위해 술통을 비추..
空山이 寂寞한듸 슬피 우는 뎌 두견아 蜀國興亡이 어제 오늘 아니어든 지금히 피나게 우러 남의 애를 긋느니 ~정충신(鄭忠信;1576~1636)~ <해설> 인가도 없는 적막한 산에서 쓸쓸히 우는 저 두견아 촉나라의 흥망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련만 지금도 그렇듯 피나게 울어서 이 나의 속 간장을 다 끊어 ..
秋山이 夕陽을 띄고 江心의 잠겼는듸 一竿竹 빗기 들고 少艇의 안자시니 天公이 한가히 너겨 달을조차 보내도다 ~유자신(柳自新;1533~1622)~ <해설> 가을의 산이 저녁놀로 물든 강물에 잠기었는데, 낚시대를 드리우고 조그마한 배에 앉아 있으려니까 하느님이 너무 한가하다고 여기셨던 모양으로 달..
초방석 내디 마라 락엽윈들 못안즌랴 솔불 혀디 마라 어제 딘 달 도다 온다 아희야 박주 산채일망정 업다 말고 내어라. ~한호(韓濩;1543~1605)~ <해설> 짚으로 만든 방석을 일부러 내놓을 것 까지는 없다. 떨어진 낙엽인들 못 앉겠는가, 관솔불을 쓸데없이 켜지 마라. 어제 진달이 돋아 오르고 있으니까..
牕外三更細雨時에 兩人心思兩人知라 新情이 未洽한듸 하늘이 장차 밝아온다 다시금 羅衫을 뷔여 잡고 뒷기약을 정하더라. ~김명원(金命元;1534~0602)~ <해설> 깊은 밤중 창밖에서 소리없이 이슬비가 내리고 있을 때 두 사람의 깊은 속마음은 오직 두 사람만이 알 뿐이다. 그 새롭기만 한 정이 아직도 ..
한산섬 달 밝은 밤의 戍樓의 혼자 안자 큰 칼 녑회 차고 깁흔 시름 하는 次에 어디서 一聲 胡茄는 내의 애른 긋느니 ~이순신(李舜臣;1545~1598)~ <해설> 한산섬 달 밝은 밤에 변방 수자리 망루에서 적병을 막고자 외로이 앉아 큰 칼을 차고 깊은 걱정을 하고 있을 때 어디서 한 곡조의 피리소리가 들려..
노프나 노픈 남게 날 권하야 올려두고 이보오 벗님네야 흔드디나 마르되야 나려뎌 죽기는 섧디 아녀도 님 못 볼가 하노라. ~이양원(李陽元;1526~1592)~ <해설> 높으나 높은 나무에 나를 권하여 올라가게 해놓고 여보시오 벗님네들이여 제발 그 나무를 흔들지나 마시구료, 내가 그 나무에서 떨어져 죽..
金烏 玉兎들아 뉘 너를 쫓니관듸 구만리 長天의 허위허위 단니는다 이후란 십리에 한 번씩 쉬여 더듸 더듸 니거라 ~이름 모름~ <해설> 해야 달아 누가 너를 쫓아 몰아오기에 넓은 하늘을 그렇듯 허위허위 다름 질을 치느냐? 이제부터는 그러자 말고 십리마다 한 번 쉬고 쉬엄쉬엄 더디 가려무나.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