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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자이후, 벳부
    일탈/외국 여행기 2015. 2. 26. 21:24

    역 건물실내 2층으로 열차가 다니는 만큼 어마어마하게 큰 하카타역을 서쪽에서 동쪽으로 관통해

    관광버스가 대기하고 있는 주차장으로 가서 버스를 탔다. 나가사키 원폭 현장과 원폭사망자 추도

    평화기념관을 보기 위해 타고 갈 버스는 ‘쿠루쿠루버스’라고 우리나라 사람이 현재 법인을 설립

     

    운영하는 관광회사라니 더 친근감이 든다. 나가사키 평화기념관 안내문구 머리글에 ‘1945년 8월 9일 오전 11시 2분,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되었다. 나가사키 거리 대부분이 파괴되었고, 많은 인명이 희생되었다. 살아남은 사람들도

    심한 상처를 받았으며, 많은 피폭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나가사키 원폭자료관은 피폭 50주년 기념사업으로 1996년

     

    4월에 국제문화회관을 개축하여 개관하였다.’고 되어있다.’ 나가사키는 일본의 남단에 있는 아름다운 항구를 중심으로

    동서남북이 산으로 둘러싸인 지형과 포루투갈선 입항에서 원자폭탄 투하까지 이르는 370여 년의 역사를 새긴 규슈의

    최서단에 위치한 항만도시다. 태평양 전쟁말기 1945년 8월9일 아침에 서태평양 마리아나 제도 테니안 기지를 출발한

     

    원자폭탄 탑재기 B29 벅스카호는 일본의 12개 도시 중 유일하게 연합군포로수용소가 없고 대규모 일본군부대가 있어

    원폭의 타켓이 된 히로시마와 달리, 제1공격 목표인 북규슈의 공업지대 고쿠라시 상공의 날씨가 나빠 시계가 좋지 않아

    제2 목표였던 나가사키로 방향을 틀었다. 나가사키시 상공에 돌입한 벅스카호는 구름 사이로 미씨비시 나가사키 병기

     

    제작소의 거대한 공장지대를 발견 고도 3만피트(약9,000m)에서 원자폭탄을 투하 오전 11시2분에

    나가사키 북부 마쓰야마미치 상공 약 500m에서 강렬한 섬광과 함께 폭발했다. 이 공원에는 일본

    조각계의 권위자인 기타무라 세이보(北村西望)씨가 제작한 전체길이 약 10m의 청동 남신상이 있다.

     

    원폭현장을 둘러보고 일본의 산업에 공헌하여 새로운 시대에의 문을 연 나가사키 거류지의 사람들이 살았던 구라바엔

    으로 향했다. 여기에는 메이지시대의 수도 공용전, 일본인과 외국인거류지의 경계석, 다카시마의 화포, 일본 최초의

    아스팔트 도로, 기린 맥주 라벨이 된 고마이누, 배가 출항할 때 사용된 대식당의 징, 수령 300년의 소철 등 볼거리가

     

    많았다. 구라바엔을 둘러보고 나와서 나가사키의 명물이라는 하얀 짬뽕을 먹으러 갔다. 원래 짬뽕은

    고추기름으로 붉고 매콤하게 만드는 음식인데 일본 나가사키에는 고춧가루를 넣지 않고 맑은 육수를

    내어 면과 해산물을 풍부하게 넣은 짬뽕을 만들어 유명세를 타고 있다. 30여 분 기다려 한 그릇을

     

    먹었다. 역시 국물이 너무 짜다. 여기서도 뜨거운 물 한 컵을 부어 먹었다. 세계 3대 야경을 구경하러 도좌산(稻佐山)

    정상으로 케불카를 타고 올라가 야경을 구경했다. 홍콩 태평산에 올라 구경한 야경에는 못 미치지만 그런대로 볼만했다.

    호텔에 돌아와서 샤워하러 2층으로 내려갔다. 호텔에 온천목욕탕이 마련되어 있었다. 남탕의 탈의실에 들어서니 호텔

     

    유니폼을 입은 60대로 보이는 여성 종업원이 거울 앞에 서있어서 청소하고 곧 나가겠지 했는데... 한참을 있어도 나갈

    생각을 안 하고 옷을 벗고 있는 남자들을 거리낌 없이 쳐다보고 있다. 그러다 탈의하던 한 사람이 카드키를 떨어뜨리자

    서슴없이 나체의 남자들 속에 걸어 들어가 키를 주워 건네주는 것이 너무 자연스러워 내가 별세상에 온 것인가 싶었다.

     

    기다려도 안 나가니 별 수 없이 나도 그네들처럼 행동하는 수밖에... 샤워를 하고 5층 객실로 올라오니 마침 야참 서비스

    하는 시간(9시30분)이라고 해서 2층 식당에 내려갔다. 식당 안에는 먼저 와 먹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호텔에서 매일

    제공하는 밤색티샤츠와 검은색 바지로 사람들의 차림이 전부 똑같다. 주방장이 정성껏 말아주는 소바 한 그릇 먹었다.

     

    라면 비슷한 면발이 쫄깃쫄깃 해 좋았지만 국물이 짜서 면만 건져 먹었다. 20일 호텔 식당에서 뷔페로

    아침 식사를 하고 길을 나섰다. 나무 한그루 없이 정상에 흰눈을 가득 덮어쓰고 있는 유후인 산을 보며

    도착한 유후인 전통거리와 킨린코 호숫가를 걸었다. 호수의 한 쪽에서 온천물이 흘러들어오고 한 쪽에는

     

    계곡물이 흘러 들어오니 물의 온도가 적당해서 많은 물고기들이 유영을 하고 있었다. 호수를 돌아나와 쿠루미야(胡桃屋)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여기 식사는 닭튀김과 우동과 밥을 함께 차려주는 독특한 차림에 젓가락과 국물 떠먹는 국자가

    나왔다. 그러나 국물이 짜서 국자는 사용할 일이 거의 없었다. 유후인의 전통거리에는 민예촌, 쿠루미야, 카페노나카,

     

     

    돈구리의 숲, 금상고로케, 고에몬, 카라반커피, 갤러리블루바렌 등 가게가 양쪽으로 늘어서 있어 한참

    구경하고 나서 다자이후(太宰府)로 향했다. 다자이후시에는 1300년 전에 규슈(九州) 전체를 다스리는

    ‘다자이후’라는 커다란 관청이 설치되어 500년 동안 그 역할을 담당해왔다. 지금도 그 때의 역사를 알려

     

    주는 다자이후 유적, 미즈키유적(성), 오노조유적(성), 간제온지(절), 지쿠젠 고쿠분지(절)이 있고, 특히 다자이후 텐만구

    신사(天滿宮神社)는 학문의신 스가와라노미치자네(菅原道眞)를 모시고 있다. 미치자네공은 헤이안 시대의 귀족, 역사서와

    한시서 등 편찬에 많이 참가한 것에서 당시 뛰어난 학자, 문인, 정치가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901년 우대신이라는 관직에서

     

     

    다자이후로 유배된 미치자네는 2년 후 다자이후에서 죽었다. 그가 죽고서부터 마을에 계속 안 좋은

    일이 생겨서 억울하게 죽은 그의 넋을 위로해 주기 위해서 그의 묘위에 세운 것이 텐만구신사(天滿宮

    神社)이다. 현재의 본전은 1591년에 건축된 것이란다. 여기에는 오랜 된 아주 큰 고목이 많은데 이

     

    나무들을 보호하기 위해 건축물을 지을 곳에 나무가 있으면 그 나무를 베어내지 않고 건물 지붕을 뚫어 지은 것이 특색

    이다. 이런 곳을 다 둘러보자면 시간이 많아야 되겠다. 한바퀴 빙 둘러보고 관광버스를 타고 한참을 달려 일본의 유명한

    벳부(別部) 온천에 도착,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온천 폭포를 맞고, 하늘이 쳐다보이는 노천탕에서 여행의 피로를 말끔히

     

     

    풀고서는 온천지대의 땅을 뚫고 솟아오르는 수증기가 장관인 가마도지옥이란 곳에 갔다. 온 마을의

    지표면이 흰 수증기를 분출하는 진기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고, 70여 년이나 온천물이 증발하고

    남은 찌꺼기가 굳어 형성된 실리카라는 무우 크기의 하얀 결정체도 있었다. 진흙 반죽 같은 곳에

     

    거품과 수증기가 계속 올라오며, 온천수로 채워진 연못은 솟아나는 온천수 옆에 세워 놓은 대형 온도계는 100℃를

    유지하고 있다. 관광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면세점에 들러 선물 몇 가지를 구입하고 호텔 인근 편의점에서 구입한

    컵라면과 여러 종류의 일본맥주를 마시며 일본여행 이야기로 피로를 풀었다. 21일 일본에서는 유일하게 짜지 않게

     

    먹을 수 있는 호텔 뷔페로 아침식사를 하고 후쿠오카항으로 향했다. 올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88번 시내버스를 탔다.

    역시 친절한 인사는 빠지지 않는다. 하카타항 국제여객터미널로 갔다. 출국심사를 마치고 12시30분에 출항하는

    뉴카멜리아호에 올랐다. 이번 일본여행은 도착한 첫날과 마지막날 배가 현해탄을 항해할 때 비가 와 여행에 지장이

     

    없었던 것은 행운이었다고 생각하며 순항하는 뉴카멜리아호에서 편안히 휴식하는 동안에 배는 이날 오후 6시 부산

    국제여객터미널에 무사히 도착했다. 앞서 1월 초순에 일본여행을 다녀 온 친구가 일본에 없는 것이 5가지 있다고

    가이드한테 들었다며 일러주었다. 들은 말을 생각하며 일본 시가지를 걸을 때 유심히 살펴 보았다. 사실이었다.

     

    며칠이었지만 일본을 여행하는 동안 거리에서 간판을 별로 보지 못했다. 방석처럼 작은 간판에 글씨만 있고 우리처럼

    휘황찬란하게 간판에 불을 켠 대형간판은 없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그 흔한 학원 간판이 일본엔 하나도 안 보였다. 

    하루 관광을 마치고 밤에 후쿠오카 시내 거리를 걸어 호텔로 돌아오면서 사방을 둘러 보아도 우리나라에는 몇 집 건너

     

    뷹게 솟있는 십자가도 일본에서는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후쿠오카 외 다른 도시는 어떤지 잘 몰라도 휴지통이 없는

    거리는 그냥 바닥에 앉아도 되겠다 싶게 너무 깨끗하다. 일본 사람들의 친절한 마음과 청결한 도시를 직접 확인한

    유익한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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