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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탈/외국 여행기 2015. 2. 26. 19:03

     

     나의 가족 아들, 며느리 손자손녀와 설 연휴를 이용해 3박4일의 일정으로 일본을 여행하기로 하고

    2015년 2월18일 출발했다. 부산국제여객터미널에서 오후 6시30분부터 출국심사를 하고 7시30분

    승선,밤 10시30분 뉴카멜리아호는 묵직한 뱃고동을 울리며 부산국제여객터미널을 서서히 빠져나갔다.

     

    차츰 멀어지는 부산항 불빛을 바라보며 처음 가보는 일본을 생각해 본다. 우리나라와는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나라,

    우리와는 이런저런 사연이 많기도 한 나라, 아직까지도 우리의 감정을 툭툭 건드리고 있는 불편한 나라, 일본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생각이 많아진다. 부산항대교를 지나 영도섬을 오른쪽으로 두고 뉴카멜리아호는 넓은 바다를 향해서

     

    힘차게 하얀 물거품을 만들어 뒤로 밀어 내며 일본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한다. 선창으로 보이는 바다는 어둠에 싸인 채

    배를 따라오고 있다. 항구의 불빛이 멀어지니 배 주위는 칠흑 같은 어둠이 감싸인다. 이 큰 배가 파도치는 캄캄한 바다

    위를 흔들림 없이 미끄러져 가는 것이 신기하다. 배 안의 모든 방은 바닥이 다다미로 깔려 있어 포근함을 느끼게 해준다.

     

    우리의 방은 4층 5인실 두 개로 18호는 남자들 방, 20호는 여자들 방으로 정했다. 벽장엔 사각 삼단으로 접는 요와

    이불이 잘 정돈되어 있었으며 입구 옆으로 신장과 깨끗한 실내화가 구비되어 있고 맞은편엔 세면기와  양치질용 컵

    5개가 정갈하게 놓여있다. 손자 녀석들은 TV를 보다가 두 방을 자유자재로 넘나들고 팔짝팔짝 뛰며 신나게 놀고 있다.

     

     

    흑비단결 같은 어두움이 깔려있는 현해탄을 조용히 건넌 뉴카멜리아호는 19일 새벽 5시30분 일본

    후쿠오카항에 도착했다. 출발 때나 도착 때나 별 흔들림 없이 조용하다. 손자와 같이 갑판으로 나가

    보았다. 아직 어두워서 바로 앞에 있는 후쿠오카항 건물이 어렴풋이 보인다. 승객이 많으니 하선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배를 하선하기 전에 갑판에 나가니 그사이 날은 밝아 후쿠오카항구가 선명히

    시야에 들어온다. 항구 오른쪽 건너편 해변가에 후쿠오카 타워가 높이 서 있고, 그 옆에는 후쿠오카

    야후오크 돔 구장이 눈에 띈다. 이 타워는 높이가 234m로 해변타워로는 일본 최고의 높이란다.

     

    그 옆의 돔 야구장은 우리나라 이대호 선수가 활약하는 프로야구 구단 후쿠오카 쇼프트뱅크 호크스의 홈구장이다.

    이대호선수가 홈런을 치고 달리는 모습이 절로 떠오른다. 후쿠오카시는 규슈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로 인구 약

    150만의 도시이며 기원전부터 한반도와 중국을 오가는 일본의 문이었다. 지금도 아시아의 현관으로 외국방문객이

     

    드나들고 있다. 하카타항 국제터미널 중앙 부두와 후쿠오카 공항에서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약 5~30분 안에 시내로

    나올 수 있고, 2011년 봄에는 규슈 신칸센이 개통되어 간사이, 규슈 각지로의 이동도 한층 편리해졌다고 한다. 입국

    심사를 마치고 항내를 빠져나와 일본의 거리와 건물을 바라보니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아 그렇게 외국이란 생각이 안

     

    든다. 하카다역 앞 기온 지하철역에서 약 100m 정도 거리에 예약한 dormy inn호텔이 있어 그곳에 짐부터 맡기기로

    하고 11번 시내버스를 탔다. 버스 차비는 230엔, 버스를 타고 가며 이게 바로 일본이구나 하는 특별한 느낌을 받았다.

    우선 버스기사의 친절이 상상을 초월한다. 일본 시내버스는 우리와 반대로 타는 곳이 뒤쪽이고, 내리는 곳이 앞쪽이다.

     

    내리는 승객에 일일이 인사하는 기사가 생경스럽다. 그리고 또 놀라운 것은 붉은 신호등에 차가 정지하면 즉시 엔진을

    끈다. 진행 신호로 바뀌면 다시 시동을 걸어 출발하는 게 우리와 너무 다르다. 공해전을 안 하고 환경의 쾌적함을 유지

    하려는 그네들의 노력이 가상하다. 버스에서 내려 호텔까지 걸어가면서 또 놀랐다. 큰 길, 작은 길, 심지어 골목까지

     

    그렇게 깨끗할 수가 없다. 늘 보아오던 우리의 거리를 생각하고 너무 놀라 이럴수가! 하는 말이 절로 나왔다. 길거리에

    날리는 종이 한 장 없고, 우리나라 거리에 흩어져 있는 그 흔한 담배꽁초 하나 안 보인다. 길바닥이 안방처럼 깨끗하다.

    손자가 먹은 사탕 포장지를 손에 쥐고 어디 휴지통이 없나하고 한참을 걸어가며 살폈지만 휴지통은 없었다. 그렇게

     

    얼마를 가다가 거리를 청소하는 일본여성 한분을 만나 손에 쥐고 있던 사탕 포장지를 건네니 그걸 두 손으로 받으며

    밝은 미소로 고맙다는 표시를 한다. 참으로 친절한 사람들이다. 저렇게 열심히 청소를 하니 거리가 깨끗할 수밖에..

    나중에 알았지만 일본의 거리에는 휴지통이 없다. 다만 편의점 가게 앞에 3개 씩 휴지통이 있는데 그곳에 버리면 되는

     

    것이다. 호텔에 짐을 맡기고 시내 관광에 나섰다. 우선 가까운 곳 후쿠오카시 하카타구 스미요시 2메 10-7에 있는

    일본전통 찻집인 ‘라쿠스이엔’으로 정하고 지도를 보며 걸었다. 방금 내린 외국인데도 사람들이 우리와 같은 모습이라

    그런지 전혀 낯설지도 않고 이상하지도 않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도 맞으며 여기저기 구경하며 느긋하고 편하게 약

     

     

    15분 정도 걸어 ‘라쿠스이엔’에 도착했다. 일본식 정원을 갖춘 찻집이다. ‘작은 폭포수의 물소리를

    들으며 산책을 즐겨보세요. 때로는 차 한 잔을 마시며 우아한 때를 보내는 것은 어떠신지요…

    사계절의 자연이 빚어내는 다양한 표정들, 고즈넉한 분위기의 다실, 그윽하고 잔잔한 일본의 아름

     

    다움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란 소개 문구를 읽으며 찻집을 들어섰다. 입구는 문을 들어서면 정원으로 들어가기 전

    오른쪽은 돌담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상인들의 마을 하카타를 전쟁 후의 재난으로부터 부흥시키기 위한 계획

    (일명 다이코초와리)을 세웠을 때, 신사 또는 불각이나 거상의 저택에도 사용된 흙담이다. 전화(戰火)로 인해 타다

     

    남은 돌이나 기와를 점토로 굳혀서 만든 것으로 ‘하카타 베이’라고 부른다. 다실은 다다미 바닥에 정원 쪽 벽 전체를

    유리로 문을 만들어 앉아서 차를 마시며 정원을 내다보게 되어있다. 다실의 사용료는 오전 3,000엔, 오후 3,600엔,

    입장료는 대인 100엔, 소인 50엔. ‘라쿠스이엔’란 이름의 유래는 하카타의 상인이었던 ‘지카마사’씨의 아호란다.

     

    지카마사씨는 아버지였던 나오마사씨와 함께 2대에 걸쳐 가업을 이어 후쿠하카(후쿠오카의 하카타)의 발전에 공헌한

    인물이다. 1906년에 지카마사씨는 현재의 스미요시 별장을 지었다. 나중에 다실을 만들고 자신의 아호 ‘라쿠스이’를 

    딴 ‘라쿠스리안’이라 이름 짓고 차를 즐기는 장소뿐만 아니라, 2차대전후, 여관으로 사용되었을 때에도 ‘라쿠스리소’라

     

    불렀다. 1995년에 후쿠오카시는 지천회유식(池泉回遊式) 일본정원으로 정비하여 개원하였는데, 그때 유래를 계승하여

    ‘라쿠스이엔’이라고 하였다. 현재 정원 안에 넓이 약 7.3㎡의 지카마시씨의 다실을 복원하여 ‘라쿠스이안(樂水庵)’이라

    부르고 있다. 찻집에 있을 때는 햇살이 비추더니 길을 나서니 또 비가 온다. 비도 피할 겸 바로 옆에 있는 스미요시 신사

     

     

    (神社)에 들어가 보았다. 비가 오니 한적한데 일본 여성 한 사람이 들어와서 합장하고 절을 하고 간다.

    일본에 오기 전까지는 일본 총리 아베신조가 참배한다고 비난했던 그런 신사의 이미지로 선입감이

    좋지 않았는데, 일본에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대상이나 위로할 대상이 있으면 신사를 만든다고 한다.

     

    다자이후에서 차로 약 5분 거리 호만산의 기슭에 있는 가마도신사(竈門神社)는 남녀간의 인연은 물론, 가족, 친구, 일

    등 수많은 인연이 잘 되도록 기원할 수 있는 곳이다. 한류 스타 ‘욘사마’의 신사도 있다하니 여기선 사람들이 좋아하면

    신사를 만들 수 있는 것이란다. 비가 그치지 않고 계속 내려 할 수 없이 택시를 타기로 했다. 일본의 택시는 우리와는

     

    또 다르다. 문을 기사가 자동으로 열어준다. 차 안이 티끌하나 없이 참 깨끗하다. 앞좌석 뒤 주머니에는 비닐봉투와

    휴대용 휴지가 많이 들어있다. 필요할 때 편리하게 사용하도록 승객을 위한 이네들의 깊은 배려가 느껴진다. 얼마 후

    택시는 목적지인 하카타역에 도착하였다. 친절한 기사의 인사를 받으니 기분이 상쾌하다. 하카타역 안에 있는 우동

     

     

    전문점을 찾아가 우동을 먹어 보기로 했다. 우동하면 일본 아니겠는가. 그 유명한 일본 우동 국물을

    마음껏 들이키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 하카타역 안에 있는 우동 전문점을 찾아 들어가 우동을 먹었다.

    그런데 우동국물이 너무 짜다. 그냥은 도저히 못 먹겠다. 할 수 없이 종업원한테 뜨거운 물 한 컵을

     

    달라고 해서 부었지만 여전히 짜다. 그런데 옆 자리의 일본인들은 그 국물을 안 남기고 다 마신다. 일본은 덥고 습한

    날이 많아 일본 사람들은 간장을 좋아해서 모두가 음식을 짜게 먹는단다. 우리몸엔 우리 국물이 최고다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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