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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숨쉬고 나면 다섯살이야!
    여 유/나의 이야기 2013. 5. 10. 22:31

     

    나의 네 살짜리 손자 이레는 일요일마다

    “할아버지 기차 타러 가자”며 손을 끈다.

    그래서 이레하고는 지하철 4호선을 타고 여기저기 많이 다닌다.

     

    수안 역의 임진왜란 유물 전시관도 가보고,

    지하철 본부가 있는 안평기지창에도 가서 지하철의 역사와

    열차의 모의 조종도 해보고, 또 테마공원에서는

      

    포클레인 놀이와 미끄럼틀 그네를 좋아하는 이레다.

    김해 박물관 갈 때는 4호선에서 3호선으로 갈아타고

    대저 역에서 부산 김해경전철을 또 갈아타야한다.

     

    네 살짜리한테는 무리하지 않을까 싶은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팔짝팔짝 뛰는 이레가 참 기특하다.

    그래서 혹시 힘들면 내가 안고 갈까해서

     

    “이레야 다리 아프나”하고 물으니

    “아니” 하고 좀 있다가

    “할아버지는...?”한다.

     

    "응 나도 괜찮아!"

    네 살짜리가 할아버지 걱정도 하고...

    슬며시 감동 먹고 짠해지는 나다.

     

    설 일주일 전이었다.

    지하철 역에서 에스컬레이터에 올라서자,

    이레가 걸어서 올라 간다.

     

    “이레야 걸으면 위험해!”하고 붙잡으니

    요 녀석 하는 말,

    "이제 다섯 살이야 그래서 괜찮아! “한다.

     

    아직 설도 일주일이나 남았고, 또 생일도 4월 달인데...

    그래서,

    “이레야! 아직은 네 살이고, 설 쇠고 나면 다섯 살이야” 했다.

     

    며칠 있다가 아들과 며느리가 묻는다.

    “이레한테 뭐라고 하셨는데요...?”

    “무슨 말...?”

     

    이레가 집에 와서

    “할아버지가 '숨 쉬고 나면 다섯 살'이랬어”하더라고,

    순간 터진 나의 웃음소리는 겉잡을 수 없이 담장을 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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