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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선의 먹거리
    일탈/가보고 싶은 곳 2009. 8. 31. 17:35

     

     

    강원도 정선은 누구나 한번쯤 가보고 싶어하는 여행지다. 천년고찰 정암사와 많은 시인들의 사랑을 받았던 몰운대,

    아우라지가 있는 곳. 함백산이라는 풍채 좋은 산도 버티고 있다. 정선은 또한 강원도 음식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콧등치기 국수와 황기족발, 곤드레나물밥이라는, 타 지역에서는 맛보기 힘든 별미가 있다. 콧등치기 국수는 면발이

     

    굵은 것이 특징이다. 어린아이의 새끼손가락 정도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국수의 면보다 10배, 칼국수 면보다 2~3배는

    굵다고 보면 된다. 면발이 굵다 보니 잘 구부러지지 않는다. 면을 후루룩 들이켤 때 굵은 면발이 입 속으로 따라오면서 콧등

    을 친다. ‘툭’ 소리가 날 정도다. 그래서 이름이 콧등치기라고 붙었다. 콧등치기 국수를 처음 맛본 사람은 고개를 갸웃한다.

     

    전형적인 강원도 음식 맛인 무미, 무취이기 때문이다. 강원도 음식은 자극적인 입맛에 길들여진 도시인들에게는 익숙한 맛

    이 아니다. 콧등치기 국수는 메밀로 만든다. 우선 메밀을 속껍질 채로 간다. 가루의 색깔은 거의 검정에 가깝다. 가루에 물을

    붓고 여러 번 치대어 반죽을 한다. 칼국수처럼 썰거나 기계로 면을 뽑는다. 육수를 뽑는 방법은 멸치로 국물을 우려낸다는 점

     

    에서는 일반 국수와 같다. 다른 점은 여기에 된장이 들어간다는 것. 된장을 풀고 우거지, 감자, 호박 등을 넣어 다시 끓인다.

    그리고 들깨가루를 풀고 여기에 만들어 놓은 면을 넣는다. 예전에는 색깔이 다소 누래 ‘누른국수’라고도 불렸다. 첫 젓가락의

    감상은 밍밍하다. 무슨 맛인가 싶다. 하지만 두 번째 젓가락부터는 친근한 맛이 느껴진다. 된장과 메밀이 어울려 만들어내는

     

    구수한 맛이 혀에 감긴다. 갈수록 젓가락질이 바빠진다. 콧등치기 국수는 어마어마한 양으로도 놀라게 만든다. 냉면사발만한

    그릇에 찰랑찰랑할 정도로 국수가 담겨 있다. 게다가 옆에는 고봉으로 담은 밥그릇도 놓인다. 김치는 물론 정선 산골의 향기를

    담은 산나물 등 반찬 7~8가지가 기본이다. 콧등을 적시며 먹다보면 어느새 밥그릇까지 비게 된다.

     

    한약재 황기를 넣어 삶아낸 족발도 정선 명물로 꼽힌다. 황기로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를 잡아서 맛이 깔끔하다. 황기를 잔뜩

    넣고 삶아낸 족발에 들기름을 살짝 묻혀서 내는데, 쫀쫀하게 씹히는 맛이 입에 착착 감긴다. 강원도를 여행하다보면 식당 곳

    곳에 ‘곤드레밥’이라고 써놓은 것을 볼 수 있다. 곤드레는 고려엉겅퀴라 불리는 우리나라의 자생식물. 정선과 태백 등지에서

     

    자란다. 바람이 불 때 건들거리며 흔들리는 모습이 술에 취해 곤드레만드레한 술꾼의 모습과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었다고

    하지만 확인할 길은 없다. 곤드레밥은 이 고려엉겅퀴의 어린잎을 넣고 밥을 지은 것인데, 정선에 가서 곤드레 나물밥 한 그릇

    먹지 않고 돌아오면 정선 여행을 했다고 할 수 없다. 곤드레를 푹 삶아 들기름과 소금, 표고버섯을 다져 넣고 손으로 조물조물

     

    무쳐서 솥 밑바닥에 깔고 밥을 한다. 밥이 다 되면 골고루 잘 섞은 후 여기에 양념장을 넣고 비벼 먹는다. 담백하면서도 부드

    럽고 고소하면서도 향긋하다. 부인병에 효과가 있고 혈액순환과 성인병 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정선에 갔다면 만항재(1,313m)로 가보자. 우리나라에서 자동차로 넘을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개다. 한계령(1,004m)보다

    높고, 지리산 성삼재(1,090m)보다도 높다. 강원 정선, 사북을 지나 고한읍에서 출발한다. 초입의 정암사는 신라 자장율사가

    세운 천년고찰. 절 뒤편 수마노탑에 부처의 진신사리를 봉안했다. 만항재 정상에서는 함백산이 지척이다. 함백산(1,573m)은

     

    남한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산. 만항재에서 걸어서 30분이면 정상에 닿을 수 있다. 정선 소금강도 빼놓지 말아야 할 볼거리.

    정선군 동면 화암1리에서 몰운1리까지 이어지는 4㎞ 구간을 일컫는다. 도로를 따라 난 계곡과  기암절벽의 모습이 기묘하고

    장엄한 금강산을 옮겨다 놓은 듯해 소금강(小金剛)이라고 불린다. 단풍이 물드는 가을이 가장 아름답지만 푸른 물이 돌기 시

     

    작하는 봄도 가을 못지않게 아름답다.

     

     

                                                                                                                                           기아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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