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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식의 시한 자/한시(한국) 2009. 4. 8. 08:13
屈原 忠魂 배에 너흔 고기 采石江의 긴고래되야
李謫仙 등의 연고 하늘 우희 올나시니
이제는 새 고기 낫거니 낙가 삼다 엇더리
~주의식(朱義植)
<해설>
굴원의 충성된 넋을 뱃속에 넣은 물고기가 채석강의 큰 고래가 되어
이태백을 등에 업고 하늘로 올라갔으니 이제는 새로이 고기가 태어
났을 것이다. 그 새로 난 물고기나 낚아 살아 먹은들 어떠하겠는가.
◈ 배경
주의식은 본관이 나주이고 자는 도원(道原)인데 호는 남곡(南谷)이다. 숙종 때 무
무과에 급제하여 칠원현감(漆原顯監)이 되었는데 그림이 능하였다. 사위인 김삼현
(金三賢)도 시조시인으로서 마음속의 불만을 노래로 풍자했다. 영조대왕께서 이미
노령에 접어들었을 때 정성왕후께서 승하하였다. 이리하여 왕비를 새로이 맞게 되었
는데 양가집 규수로 예의범절이 뛰어나고 용모가 아름다우며 총명한 처녀 열 명을
선발하게 되었다. 이 절차를 간택(揀擇)이라고 한다. 가난한 충청도 선비로서 김한구
(金漢耈)라는 사람이 있었다. 이 사람의 딸도 운 좋게 간택에 뽑혀 결선을 하게 되었
다. 최후 결선은 영조께서 직접하였다. 열 명의 처녀에게 왕은 이렇게 물었던 것이다.
이 별당의 서까래는 모두 몇 개냐고, 그러자 처녀들은 저마다 고개를 들어 서까래의
수효를 세거나 하며 법석이었다. 하지만 오직 김한구의 딸만은 다소곳이 고개를 숙인
채 얌전히 앉아 있었다. 영조대왕은 이상이 여기고, “너는 세지 않느냐?”하고 물었
다. 그랬더니 김한구 딸은 옥을 굴리는 듯한 목소리로 “신첩(臣妾)은 이미 헤아렸나
이다“하고 대답하지 않는가. ”아니 벌써?“ 영조대왕은 몹시 놀랐다. 그러자 그녀는
조용히 아뢰는 것이었다. “신첩은 낙수물 떨어진 자국을 보고서 서까레의 수효를 알
았습니다“ 이 슬기있는 대답에 한구의 딸은 왕비로 정해졌고 이 사람이 정순왕후였
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