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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삼원의 시
    한 자/한시(한국) 2009. 4. 8. 08:20

    功名을 즐겨마라 榮辱이 半이로다

    富貴를 貪치마라 危機를 밟느리라

    우리는 一身이 閑暇커니 두려온 일 업세라

                                 ~김삼현(金三賢)~

    <해설>

    공을 세워서 이름을 세상에 드러나게 하는 일을 좋아하지 말라.

    이름이 날리면 영광이 따르겠지만 그만 못지않게 욕도 먹게 되는

    것이다. 많은 재물과 몸이 귀해지는 것을 탐내지 말라, 반드시 위험한

    일이 닥치는 것이니 우리는 공명도 부귀도 바라지 않고 한가하게

    지내니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다.


    ◈ 배경

    김삼현은 주의식의 사위이고 숙졷 때 절충장군을 지냈다. 관직에서 물러난 뒤

    장인과 더불어 산수를 벗하고 자연을 즐기면서 시작(詩作)으로 세월을 보냈다.

    영조의 세자인 장헌세자(莊獻世子)는 세자답지 못한 행동이 많았다. 궁인을 

     

    베어죽인 일고 있거니와 때로는 대궐 담을 뛰어넘어 인가에 침입하기도 했다.

    지어는 대궐 밖에도 나가지 못하는 게 법이거늘 부왕 몰래 평양까지 가서 놀다

    가왔다. 이후(李厚)는 본관이 연안으로서 자를(厚玉)이라 했고 호는 구옹(癯翁)

     

    이었다. 일찍이 생원에 들고 음(蔭)으로 목사까지 되었는데 영조 13년 문과에 급

    제하여 여러 직책을 역임하고 마침내 좌의정까지 올랐다. 하루는 영조께서 구옹을

    불러 세자를 불러오라고 엄명을 내렸다. 궁옹은 진퇴양난에 빠졌다. 세자가 동궁에

     

    없었던 것이다. 장현세자는 벌써 며칠 전부터 궁을 빠져나가, 서도 구경을 갔던

    것이었다. 구옹이 사실 그대로 없다고 보고하면 세자를 위태롭게 할 것이며 또 적

    당한 이유를 붙여 세자가 어전에 나오지 못한다고 하면 임금을 속이는 것이 되므로

     

    번민했던 것이다. 그래서 마침내 독약을 마시고 자결의 길을 택했던 것이다. 이런

    일은 민백상(閔百祥;1711~1761)의 겅우도 마찬가지다. 민백상은 본관이 여흥으로

    자를 이지(履之)라 하는데 좌의정 민진원의 손자이다. 영조 16년 문과에 급제하여

     

    부제학, 대사헌, 도승지, 경기관찰사, 이조판서 등을 역임하고 벼슬이 우의정이었다.

    그런데 세자를 찾는 영조의 명령이 너무 엄하여 이후와 마찬가지로 자결하고 말았다.

    또 한 사람의 희생자는 영부사(領府事) 이천보(李天輔)였다. 이천보(1697~1761)는

     

    관이 연안이고 자는 의숙(宜叔)이며 호는 진암(晋庵)이라 하였다. 그는 어려서부터

    큰 뜻을 품었는데 성장하자 문장으로 이름이 알려졌다. 처음에 생원과에 들자 내시교

    관(內侍敎官)이 되었고 나이 42세에 문과에 급제하여 마침내 영의정까지 올랐던 것이

     

    었다. 진암이 성격이 너그럽고 생각하는 바가 멀고 깊었으며 호오은원(好惡恩怨)을

    마음에 두지 않았다. 대제학인 조관빈(趙觀彬)과는 정치적 의견을 달리할 뿐 아니라

    사이도 좋지 않았다. 그런데 관빈이 하경숙빈(和敬淑嬪)의 죽책문을 논하다가 왕의

     

    노여움을 사서 국문을 당하게 되었는데 영조께서 진암을 불러 죽책문을 지으라고

    명했다. “관빈의 표현이 과한 걸로서 죽책문을 그르다고 한 것이 아닙니다. 지금 전하

    께서 신에게 죽책문을 명하시는데 어찌 감히 신이 사양하오리까“ 그러자 영조의 노여

     

    움도 조금 풀리었다. 그러자 진암은 다시 아뢰었다. ”관빈이 죄 없고 이미 늙은 몸이

    니 아무쪼록 용서해 주시기 바람니다“ 즉 진암은 비록 정적일지라도 이와 같이 너그

    러운 성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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