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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종대왕의 시
    한 자/한시(한국) 2009. 3. 19. 19:13

    가마귀 거므나따나 희오라비 희나따나

    학의 목 기나따나 올희다리 져르나따나

    셰샹의 흑백 댱단을 분별하야 무엇하리

                               ~이름 모름~

    <해설>

    까마귀의 색깔이 검거나 말거나 해오라기의 색깔이 희거나 말거나

    학의 목이 길거나 말거나 오리 다리가 짧거나 말거나 내가 알바

    아니다. 세상의 흑백이나 길고 짧음을 분별하여 무엇 하겠는가?


    가마귀 검거라 말고 희오라비 셀줄 어이

    검거니 세거니 一便도 한뎌이고

    우리는 수리두루미라 검도 세도 아네라

                                       ~이름 모름~

    <해설>

    까마귀보고 검다고만 하지마라, 해오라비가 흰줄인들 어찌 알겠는가?

    까마귀는 검기만 하고 해오라비는 희기만 하니 그야말로 한 색깔로서

    분명도 하구나. 우리는 수리두루미라 검지도 희지도 아니하니 우리에게

    구태어 흑백을 갈라서 물어 무엇 하겠는가?


    어져 낸 일이야 그릴 줄은 모로드냐

    이시라 하더면 가랴마느 제 구퇴여

    보내고 그리는 情을 나도 몰라 하노라


    <해설>

    어! 내 일이면서 참 답답하구나, 이렇듯 그리워하게 될 줄을 몰랐단

    말이냐? 꼭 있어 달라고 붙잡기만 했다면 그대로 가버렸을 리가 없겠지만

    제 자신이 굳이 보내 놓고 그리워하는 이 내 심정을 나 스스로도 알 수가

    없구나.


    이시렴 부듸 갈따 아니 가든 못할소냐

    無端이 슬터냐 남의 권을 드럿는다

    그려도 하 애 닮고나 가는 뜻을 닐너라

                        ~성종대왕(成宗大王;1457~1494)

    <해설>

    있으라고 해도 기어코 가는구나, 아니 가지는 못할 것인가? 그저 까닭없이

    벼슬하기가 싫어졌느냐? 다른 사람의 권유를 받았느냐? 어쨌든 몹시 애가

    타는구나 가는 듯이나 말해다오.


    ◈ 배경

    성종대왕의 휘(諱)는 혈(娎)인데, 세조의 손자이고 덕종의 둘째 아들이다. 1469년

    11월 예종이 승하하자 세조의 비 정희왕후의 명으로 왕통을 이었다. 본디 총명하고

    학문을 좋아했으며 활쏘기와 글씨, 그림에도 능했다. 또 어진이를 등용했기 때문에

     

    인재가 많이 배출하였으며 문운(文運)이 크게 일어났다. 여지승람(與地勝覽), 동문선

    (東文選), 동국통감(東國通鑑)을 편찬케 하였고 존경각(尊經閣), 양현고(養賢庫)를 

    신설하였다. 재위 25년으로 1494년 승하했는데 수가 38세였다. 성종대왕에게는 후궁

     

    이 많았으며 따라서 가정적인 파란이 있었다. 한명회의 딸이 왕비로서 일찍 죽자

    성종은 계비로서 파평 윤씨인 윤호(尹壕)의 딸을 맞이했다. 정현(貞顯) 왕후로서 연

    산군의 생모이다. 강짜가 심했던 모양으로 하루는 대왕의 얼굴에 상처를 남기게 만

     

    들었다. 쉬운 말로 부부 싸움을 하다가 얼굴에 손톱자국을 내게 했던 것이다. 이것

    이 큰 문제가 되어 마침내 왕후는 폐비가 되고 궁중에서 쫓겨났으며 왕명으로 죽음

    을 받았다. 연산군 폭정의 원인이 여기서 비롯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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