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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성원의 시
    한 자/한시(한국) 2009. 3. 18. 10:54

    草堂에 일이 없어 거믄고를 베고 누어

    太平聖代를 꿈에나 보려트니

    門前에 數聲漁笛이 잠든 날을 깨와다

                           ~유성원(柳誠源;?~1456)~

    <해설>

    초당에서 하릴없이 있다가 거문고를 베고 잠간 잠을 청했다.

    그것은 꿈에서나마 성군이 다스리는 태평스런 시대를 보려는

    희망에서였는데 시끌시끌 하는 문 앞의 어부들 피리소리에 그만

    잠든 나를 깨어놓고 마는구나.


    ◈ 배경

    사육신 등은 모두 수레에 실려 지금의 용산 근처인 형장으로 실려 갔다. 구경꾼 들이

    수없이 많았으나 기침소리 하나 없이 지켜보았고 더러는 눈물을 흘렸다. 성삼문을

    비롯한 친국을 받은 사람들은 이미 죽은 사람도 있거니와 거의 시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시체라도 형장에 끌려가 새삼 목이 잘리는 것이었다. 성삼문은 수레에서

    머리를 풀고 엎드려 있다가 조정의 신하들 모습을 보자 “너희들은 어진 임금을 도와

    태평성세를 이룩해라. 나는 돌아가 지하에서 옛 임금을 뵈오련다.“하고 말했다. 뒤

     

    따르는 수레에는 아버지 성승을 비롯하여 세 아우, 네 아들이 타고 있었다. 그가 형장

    에서 유언시로 擊鼓催人命 西風日落斜 黃泉無客店 今夜宿誰家(사람의 목숨을 재촉

    하는 북소리가 드높은데 해는 비스듬히 기울어지고 서풍이 부는구나, 황천에는 여인

     

    숙이 없을 텐데 오늘밤은 뉘 집에서 묵게 될까)하고 읊었다. 세조는 누구보다도 성삼

    문의 마지막 말이 궁금했다. 그래서 “근보가 죽을 때 뭐라 말하더냐?“하고 형장에

    갔다온 사람에게 물었다. ”예, 다른 말은 없고 너희들은 어진 임금을 도와 태평성세

     

    를 이룩하라, 나는 지하에 가서 옛 임금을 뵈오련다.“고 한 말을 그대로 아뢰었다.

    어지간한 세조도 이 말을 듣고서 숙연했다고 한다. 박팽년은 대사헌을 지낸 중림

    (仲林)과 같이 처형되었고, 하위지는 호(琥)와 박(珀)의 두 아들이 있었는데 금부도사

     

    가 잡으러오자 잠시 여유를 달라 부탁하고 들어가 노무에게 “저희들은 죽음을 두렵

    게 여기지 않사옵니다. 아버님이 이미 처형되었는데 자식들로 살아 무엇 하겠습니까,

    소자는 조명(朝命) 없이도 자결을 꾀할 것입니다.“하고 두 번 절하고서 형장에 끌려

     

    갔다. 이밖에 김문기, 권자진(權自愼:단종의 외삼촌) 등 70여 명이 이 사건에 연류

    되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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