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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시장
    여 유/관람한 영화 2015. 2. 28. 20:46

    감독~ 윤제균

    출연~ 황정민, 김윤진, 오달수, 정진영, 장영남, 라미란

     

     

    영도를 잇는 부산대교와 앞쪽으로 영도섬, 왼쪽으로 자갈치 시장도 보이는 산복도로 어느 집 옥상에 있는

    평상에서 노부부가 앉아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영자야 니 내 소원이 뭐였는 줄 아나..?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한강철교가 끊어져 남으로 피난 오는 길이 막힌 상황에서 오직 철수하는

     

    미군함정이 정박해 있는 흥남부두가 유일한 피난길이었는데, 참으로 다행하게 배에 실린 무기들을 전부 다

    버리고 피난민을 태워준 미군 지휘관이 너무 인간적이라 고맙다 생각한다. 어디로 내려오든 그 고생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피난민들의 애환을 잘 그려낸 영화라 생각든다. 나도 비록 4살 때 경상북도 상주에서

     

    아버지께서 어깨에 지신 짐보따리 위에 얹혀서 피난 다녔지만, 그때의 상황을 거의 다 기억하고 있다.

    나락이 누렇게 익은 논에 군인들이 피를 흘리고 죽어 있는 것도 보았고, 어느 마을에서는 갑자기 들이닥친

    인민군들이 사람들을 마을 가운데로 다 나오라고 해서 어른들은 이제 다 죽었다 하면서 우리 어린 삼남매를

     

    방구석에 몰아 앉히고 이불로 덮어 놓으시고는, “누가와서 뭐라 해도 꼼짝도 하지 말고 가만있어라”고

    신신당부하고 나가셨는데, 얼마나 지났는지 깜깜한 밤에 바가지에 쌀밥과 쇠고기 국을 가득 가지고 오셔서

    어떻게나 맛있게 먹었는지 지금도 눈에 선하다. 인민군들이 마을의 소를 총으로 쏴 잡아서는 밥을 하고 국을

     

    끓이라 해서 시키는대로 그렇게 했더니 인민군들이 배불리 먹고 가면서 남은 것은 나눠 먹으라고 했단다.

    어느 날은 강변에서 피난민들이 낮에 밥을 하고 있는데, 비행기가 날아와 총을 쏘고 폭격을 하는 바람에

    밥하던 어른들이 혼비백산 흩어져 숨는 것을 본 기억도 난다. 어른들은 그 비행기를 호줏기라고 했다.

     

    그때는 피난은 우리들처럼 다니는 줄 알았지 바다로 배타고 피난 왔다는 것은 말로만 들었는데, 이 영화는 그

    때의 장면을 생생하게 보여주니 영화를 보는 동안 내가 어릴 때 본 전쟁이 생각나 영화 이야기가 내 몸속으로

    콕콕 찔러 들어오는 것 같다. 국제시장은 그 어려운 피난민들의 삶의 터전으로 오늘까지 이어 온 역사 현장이다.

     

    당시 어른들께서 아무것도 없이 참으로 견디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죽을힘을 다해 무에서 유를 창조하신

    덕분에 오늘날의 세상이 열렸고 또한 이만큼 살고 있다는 것을 모두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다시는

    이처럼 참혹한 동족상잔의 비극은 절대로 되풀이 되어서도 안 되겠다. 초등학교 다닐 때 도화지에 우리나라

     

    지도를 그리고 지금은 휴전선이지만, 그때는 38선을 긋고, 탱크를 그리고 북쪽은 빨강색, 남쪽은 파랑색을

    색칠하고 상기하자 6,25! 라 쓴 기억이 슬며시 난다. 남북 동포들이 서로 왕래하는 날이 이른 시일에 왔으면 하는

    바람이 나 혼자일까마는 영화를 보는 동안에도, 보고 난 후에도 그렇게 되기를 바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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