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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강
    한 자/지혜로운 한자 2010. 2. 5. 11:08

    糟糠

    (술찌끼 조, 겨 강)

    糟(조)와 糠(강)은 둘 다 米자가 들어 있으므로 곡식과 관계되는 글자임을

    알 수 있다. 곧 술찌끼와 겨를 말한다. 糟란 술찌기다. 술을 거른 후에 남는

    찌꺼기로서 밀기울이 주성분이다. 지금은 가축의 사료로만 쓰일 뿐 사람은

     

    먹지 않지만, 옛날 보릿고개가 있을 때만 해도 먹을 것이 없어 술찌꺼기를

    먹고 대낮에도 술취한 사람처럼 아녀자들이 붉은 얼굴을 하고 돌아다녔었다.

    糠은 겨다. 벼를 찧고 남은 벼껍질의 잔해라고 할 수 있는데, 잘게 부서진

     

    거친 가루다. 역시 먹을 것이 없던 옛날에는 이것도 버리지 않고 떡을

    해먹었는데 ‘개떡’이라고 했다. 맛이 좋지 않을뿐더러 모양도 검어 먹기가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그때는 그것도 없어서 못 먹었다. 이제는 그만큼

     

    잘살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되겠다. 糟糠(조강)이라면 본디 변변치 못한

    음식을 의미했는데, 후에는 糟糠을 먹으면서 고통과 가난을 함께 했던 夫婦를

    뜻하기도 했다. 後漢(후한)을 세웠던 光武帝(광무제)에게는 누님인 湖陽公主

     

    (호양공주)가 있었다. 일찍이 과부가 되어 守節(수절)하던 중 大臣 宋弘(송홍)을

    보고는 그만 마음이 기울고 말았다. 물론 그는 有婦男(유부남)이었다. 고민 끝에

    동생 光武帝에게 중매를 요청했다. 누님의 요청에 따라 光武帝가 宋弘의 意中

     

    (의중)을 떠보기 위해 넌지시 물었다. “사람이 한평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지위와

    돈은 매우 중요한 것이라네, 그것만 있다면 친구나 아내도 쉽게 구할 수 있지

    않은가?”그러나 宋弘의 대답은 의외로 단호했다. 오히려 天子를 질타하듯이

     

    말하는 것이었다. “아닙니다, 가난하고 卑賤(비천)했을 때 사뒤었던 친구일수록

    잊어서는 안 되며, 糟糠을 먹고 어려움을 함께 헤쳐 왔던 아내일수록 마루에서

    내려오게 해서는 안 됩니다.”(貧賤之交 不可忘, 糟糠之妻 不可堂) 그의 말에

     

    光武帝는 물론, 湖陽公主도 그만 얼굴이 붉어지고 말았다. ‘糟糠之妻(조강지처)’라는

    말은 여기서 나왔다. 지금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말로서 시사하는 바가 많다.

    出世한 후 함께 고생했던 아내를 헌신짝 버리듯 버리는 사람이 있다.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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