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추파
    한 자/지혜로운 한자 2010. 2. 5. 10:55

    秋波

    (가을 추, 물결 파)

    秋는 벼(禾)가 뜨거운 햇살(火)을 받아 잘 영글었다는 뜻이며, 波는 물(水)의

    껍질(皮)고서 水面(수면)에 이는 물결이다. 秋波(추파)란 가을 호수 위에 잔잔하게

    이는 물결이라는 뜻이다. 가을은 結實(결실)의 계절이자 衰落(쇠락)의 계절이다.

     

    만물은 이때가 되면 열매가 영글고 차츰 시들어 생명을 마감하게 된다. 즉 成熟

    (성숙)과 凋落(조락:시들음)을 동시에 상징하는 계절인 셈이다. 가을을 이렇게

    본 것은 동서양이 다르지 않다. 중국이나 우리는 가을이 풍성한 결실을 보장해

     

    준다고 하여 천자의 德(덕)에 비유했다. 반면 모든 생명체를 시듦으로 이끈다

    하여 무서운 계절로 보기도 했다. 특히 그것을 재촉하는 서리(霜)의 존재야말로

    위엄과 공포의 상징이었다. ‘秋霜(추상) 같은 叱責(질책)’이니 ‘서릿발 같은 명령’이

     

    그래서 나왔다. 조선시대에는 刑罰(형벌)을 관장하는 관리를 秋官(추관)이라고

    불렀다. 영어에서 가을을 ‘Fall’이라 하는 것도 만물을 시들게 한다 하여 무서운

    계절로 보았기 때문이다. 문학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가을은 또한 멋진 계절이기도

     

    하다. 특히 우리나라의 가을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높고 파란 하늘과 불타는

    단풍, 여기에 황금물결을 이루는 들판, 悠悠自適(유유자적) 날아가는 기러기떼...

    어느 하나 詩想(시상)을 자아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래서 가을을 두고 天高馬肥

     

    (천고마비), 燈火可親(등화가친) 또는 征雁紅葉(정안홍엽:기러기가 날아들고 단풍이

    드는)의 계절이라고 노래했다. 그런데 우리가 看過(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국화와

    호수 물이다. 국화는 싸늘한 기운을 받아 더욱 함초롬하고, 호수의 물빛은 유난히

     

    더 푸르다. 그래서 시인들은 가을을 菊傲水壁(국오수벽:국화가 뽐내고 물이 비취처럼

    파랗게 됨)의 계절이라고도 했다. 시인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가을 호수의 물을

    美人의 눈에 비유하기도 했다. 여기에 가을바람이 스치면 잔잔한 물결(波)이 이는데

     

    그 모습 또한 일품이 아닌가? 마치 美人이 잔잔한 눈웃음을 짓는 것 같기도 하다.

    여기서 ‘秋波’는 님을 향해 보내는 美人의 눈웃음을 의미하게 되었다.

    '한 자 > 지혜로운 한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창업  (0) 2010.02.05
    철면피  (0) 2010.02.05
    팔자  (0) 2010.02.05
    편달  (0) 2010.02.05
    풍수  (0) 2010.02.05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