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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9번 교향곡쉼 터/토막 상식 2009. 12. 10. 09:53
클래식 음악사에는 ‘9번 교향곡의 저주’라는 유명한 징크스가 전해지고 있다.
베토벤에서부터 비롯된 이 징크스는 당대 최고의 작곡가들이 잇따라 9번
교향곡을만든 뒤 숨지면서 생겨났다. 베토벤은 9번 ‘합창 교향곡’을 만든 뒤
10번 교향곡을 스케치하다 숨졌다. 슈베르트와 드보르자크도 9번째 교향곡을
남긴 뒤 생을 마쳤다. 부르크너는 9번 교향곡을 작곡하던 중 숨졌는데, 어릴 때
만든 교향곡 한 편을 뒤늦게 발견해 0번으로 이름을 붙인 만큼 실제로는 9번 교향곡 작곡 후 숨진
셈이 되었다. 병약하던 말러는 이 징크스를 유독 두려워 해 9번째 교향곡에 번화 대신 ‘대지의
노래’라는 이름만 붙였다. 하지만 그 후 작곡한 교향곡 9번 번호를 붙인 뒤 결국 숨졌다.
징크스를 만든 베토벤의 9번 교향곡은 그러나 특히 연말에 가장 인기있는 클래식 음악
가운데 하나이다. 삶에 대한 환희와 희망으로 넘쳐나는 곡이기에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음악으로 적격이기 때문일 터이다. 올해도 다음 주 부산새향을 비롯해 전국읭
여러 교향악단들이 어김없이 송년음악회에서 이 곡을 연주한다. 베토벤이 9번 교향곡을
환성하기까지 마지막 몇 년은 귀가 멀고 경제적으로 궁핍해진 데다 복작한 가족사까지
겹치면서 그의 생애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은 오히려 그의 천재성을
자극하고 내면적인 성숙함을 보완하는 계기가 됐다. 그래서인지 이 음악은 현대인의 열등
감을 치유하는데도 가장 효과적이라고 한다. 후대에 어떤 징크스와 연결 됐던 베토벤의
9번 교향곡은 저주가 아니라 축복인 것이다. 베토벤 9번 교향곡 제4악장은 ‘껴안으라
사람들이여, 이 입맞춤을 전 세계에 베풀자’는 내용의 함창으로 끝난다.
이현 논설위원 사진/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