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운전 면혀증 1호

 

 

                      우리나라에서 처음 자동차를 탄 사람은 고종황제였다. 1903년 고종 즉위 40주년 칭경식의 전용으로

                     ‘포드 A형 리무진’ 1대가 조선 땅을 밟은 후, 일반인에게 자동차의 모습과 존재가 공개된 것은

                      1910년부터였다. 당시 운전기사들은 대개 일본인들이었는데 당대 최고의 멋쟁이이자 풍류에

 

                     능했던 의친왕의 운전기사는 한국인 윤권이었다. 전직 마차부였던 윤권은 1914년 이탈리아 공사관에

                     근무하던 중 공관 자동차로 운전을 배워 의친왕의 자동차를 운전하게 되었다. 당시 그는 금테를 두른

                     검정색 정장 운전복을 입고 고등관 행세를 하며 왕족 운전기사로 세인들의 부러움을 샀다.

 

♣ 그렇다면 한국인 자동차 운전면허 1호 취득자는 누구였을까?

 그는 서울 낙산에 살던 이용문 씨. 처음 우리나라에 자동차가 들어와 있을 때는 운전면허를 발급

할 곳도, 발급할 필요성도 없었지만, 1913년 한국인뿐 아니라 주한 일본인들의 자동차 취득이 늘

어남에 따라 운전기사 품귀 현상이 생겼다. 그 당시는 일본에서 운전기사를 하려고 조선으로 들어

 

오는 일본인들도 없던 때였다. 당시 서울에서 자동차 영업을 했던 일본인 ‘곤도’와 3인이 합자해

20만 원으로 ‘경성자동차 운전자 양성소’라는 최초의 운전면허학원을 설치, 운영했지만 지원자가

없어서 골치를 앓았다. 생각 끝에 용산에 최초의 자동차학원을 세워 학생들을 모집했으나 응시자

 

가 없어 월급과 성적이 우수하면 보너스까지 주겠다는 조건으로 겨우 10명이 들어왔다고 한다.

이들 중 유일한 한국인 이봉래 씨의 아들 이용문 씨가 운전을 배워 우리나라 운전면허 1호가 되었

다. 이때까지만 해도 운전면허 시험장은 없었고 경성자동차 운전자 양성소에서 소정의 과정을 이

 

수하고 졸업해야 운전을 할 수 있었다. 초기에는 교습소 수료증으로 운전면허를 대신하였으며,

운전면허시험은 1915년부터 경찰이 필기시험만 실시하여 합격자에게 ‘자동차 운전수 감찰’이라는

마패 같은 것을 주어 반드시 가지고 다니게 하였다. 학과와 실기시험 그리고 사진이 붙은 면허증은

 

1919년부터 생겨났다. 하지만 미국 샌프란시스코 거주 한인 동포사회에서 발행했던 <대도보>에

실린 “학생 이진구는 원래 기계학 유지(有志)로 연전 뉴욕에 제하야 자동차 사용법과 견습법을 졸

업하얏으며….” 라는 기록을 보면 유학을 갔던 이진구가 1905년 뉴욕에서 운전기술을 배웠다고

 

유추할 수 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국내 운전면허증 취득 1호로 알려진 이용문 보다 8년 앞서

운전기술을 습득한 것이 된다. 그렇지만 공식 기록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이는 어디까지나 ‘만약

’이라는 가정으로 치부해 버릴 수밖에 없어 아쉬울 뿐이다.

                                                                                                                          기아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