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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놋그릇
    쉼 터/토막 상식 2009. 9. 1. 08:58

     

    농약이나 독성이 있는 음식을 넣으면 그릇의 색깔이 변하며, 식중독 세균을 죽이는 살균작용도 하는 놋그릇은 음식의 온도를 유지시켜 주기 때문에 찬 음식은 차게, 따뜻한 음식은 식사 시간 동안 식지

    않고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해주는 장점이 있다. 이는 놋그릇의 주재료인 구리에 미생물이 닿으면

     

    굳어버리는 성질이 있어 식중독균 뿐만 아니라 부패 미생물도 살균하기 때문이다. 음식의 온도를

    지시켜 주는 것 역시, 놋그릇을 만들 때 주성분으로 쓰이는 구리와 주석의 보온, 보냉 성질이 그

    이유다. 요즈음 많은 음식점에서 식기로 놋그릇을 많이 쓰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비빔밥의 경

     

    우 밥맛이 가장 좋은 온도는 65도일 때라고 하는데, 이 온도에서 참기름의 향이나 채소의 신선도가

    유지되고, 밥의 따뜻함도 그대로 이어져 비빔밥 특유의 맛을 낼 수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학적

    인 작용을 바로 놋그릇만이 해낼 수 있다고 한다. 만약 놋그릇이 아닌 돌솥으로 비빔밥을 만들 때에

     

    는 온도가 무려 200도나 올라가기 때문에, 참기름의 향이나 성분들이 다 날아가 버려 제대로 된 비

    빔밥 맛을 느낄 수 없다고 음식 연구가들은 말한다. 그렇다고 모든 음식들이 한결같이 놋그릇과 궁

    합이 맞는 것은 아니다. 간장이나 된장처럼 염도나 산도가 강한 음식은 놋그릇에 담으면 좋지 않다

     

    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닦으면 닦을수록 윤이 나고, 세월이 지날수록 그윽한 아름다

    움이 배어나는 놋그릇은 단단한 성질 때문에 오랫동안 사용해도 모양의 변형이 거의 없고, 누런 황

    금색을 띠고 있어 미적으로도 매우 화려하다. 놋그릇은 만드는 방법에 따라 주물과 방짜로 나뉘는

     

    데, 전자는 금형의 틀에 쇳물을 부어 만들고 후자는 두드려 펴서 만든다. 특히 방짜놋그릇은 구리와

    주석의 비율이 78:22로 들어가는데, 만약 합금의 비율이 조금이라도 틀려지거나 다른 불순물이 섞

    이면 두드리는 과정에서 깨져버린다고 한다. 수백 번 두드려서 만들어진 만큼, 기계에서 뽑아낸 매

     

    끈한 그릇과는 남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무독, 무취, 무공해의 놋그릇. 전통이 묻어나는 이 안에

    서 신비로운 과학이 살아있다.

                                                                                                                                 기아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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