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 밧줄 하나 싣자

 

 

SUV를 타는 사람들은 축복받은 사람들이다. 좋은 차를 탈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축복이다. SUV는

여기에 더해 남을 도울 수 있는 복을 하나 더 타고 난다. 세단에 비해 월등한 능력을 타고 난 만큼

이를 이용해 다른사람 이나 차를 도울 일이 더 많다는 것이다. 자동차의 노블리스 오블리제라고나

 

할까. 예를 들면 이런 거다. 울퉁불퉁 비포장도로를 달리다가 고랑에 빠진 차를 만난다면 SUV와 세

단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게 된다. SUV는 발벗고 나서서 빠진 차를 구해 낼 수 있다. 4WD의 강한

구동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4WD가 아닌 SUV라고 해도 차 바닥이 노면에 닿을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도움을 주는데 인색할 필요가 없다. 세단은 다르다. 돕고 싶어도 돕지 못한다. 두바퀴굴

림인데다 차 바닥도 낮아 도움을 주려다 함께 곤경에 처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해서, SUV를 타면 남을 도울 일도 많이 생기게 되고 그만큼 착한 일을 할 기회도 많이 얻게 된다. 여기에 약간의 장비를

 

갖추면 좋은 일을 더 많이 더 효율적으로 더 쉽게 할 수 있게 된다. 가장 먼저 준비할 것은 밧줄이다. ‘스내치스트렙’이라는 자동차 견인용 바를 준비하면 좋다. 길이 2.4미터, 폭 2인치 정도의 견인용 바

를 이용하면 약 8톤을 끌 수 있다. 어지간한 자동차는 모두 끌 수 있다고 보면 된다. 견인용바를 갖출

 

때 반드시 함께 준비해야 할 것이 U자형 셔클이다. 셔클은 밧줄과 차체를 연결해주는 장비로 고리

사이에 밧줄을 연결시킨 후 나사를 체결해 사용한다. 밧줄을 연결해 당기는 도중에 매듭이 풀리는

일을 막아준다. 또한 밧줄을 연결해야 하는 정확한 위치에 셔클을 연결할 수 있어 작업을 효과적으

 

로 진행할 수 있게 해 준다. 셔클은 밧줄 하나에 두 개씩 필요하다. 견인용바(스내치스트랩)가 아니

라 그냥 밧줄이라면 셔클을 연결할 곳이 없어 셔클을 사용할 수 없다. 이럴 땐 견인바를 연결하는

곳에 밧줄을 튼튼하게 묶어서 사용하면 된다. 사용 도중에 풀리지 않게 단단히 연결해야 한다.

 

견인용바 대신 쇠로 된 와이어를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와이어 끝에 낚시 바늘 같은 후크를

매달아 셔클과 연결해 사용하면 된다. 와이어를 이용할 때에는 작동 도중에 와이어가 끊어지면서 주

변 사람을 치게 되면 부상 위험이 있는 만큼 사용할 때 매우 조심해야 한다. 때문에 일반인이나 초보

 

자라면 와이어 말고 스내치스트렙을 이용할 것을 권한다. 공구용 가죽장갑도 있으면 좋다. 차를 수리하거나 손볼 때는 물론, 이처럼 견인을 위해 이런저런 작업을 할 때에도 반드시 장갑을 끼고 차를 만

져야 한다. 손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견인할 때에는 밧줄에 힘이 걸리는 방향을 생각하면서 작업해야

 

한다. 가장 좋은 것은 힘이 일직선으로 걸리는 것. 밧줄이 사선으로 비스듬히 연결되면 잡아당기는 힘이 제대로 피견인차에 전달되지 않아 작업이 어렵다. 일직선으로 밧줄을 연결하기 힘들 경우 와이어

와 도르래 등을 이용해 힘의 작용 방향을 수정해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이렇게까지는 하기

 

힘들다. 보다 큰 힘이 필요할 때에는 밧줄을 두 개 걸어주면 두 배의 힘을 낼 수 있다. 연결된 밧줄에 수건 등을 걸어주면 다른 사람들이 쉽게 볼 수 있어 안전에 도움이 된다. 견인 작업을 하는 중에는 밧줄이 끊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안전조치를 충분히 취한다. 차에 고임목을 받쳐주고 작업 반경 안에 사람이 없도록 해야 한다.

                                                                                                                                  기아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