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초의 교통사고쉼 터/자동차정보 2009. 8. 31. 11:12
무엇이든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들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긍정적일 수도, 또는 부정적일 수도 있지만 사람들에게
각 분야에서의 첫 인상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세계 최초의 교통사고는 어떻게 기록되고 있을까?
재미있는 사실은 앞서 말한 기록과 세계 최초로 사람을 싣고 움직인 자동차의 기록이 일치한다는 것이다. 이동수단으로서
실용가능성을 인정받았던 첫 자동차는 1769년 프랑스의 니콜라 조셉 퀴뇨가 만든 증기기관차. 이는 공병 대위로 일하고 있던
그가 대포를 보다 쉽게 견인할 목적으로 만든 것인데, 이를 어쩌나. 기술이 부족했는지, 생각이 짧았던 건지 미처 브레이크
장치를 장착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니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불안요소를 처음부터 지니고 있었던 셈. 어느 날, 승객 4명을
태운 채 파리 교외의 어느 언덕을 달리던 이 차는 브레이크의 부재로 결국 사고를 일으키고야 말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사람이 아닌 벽에 부딪혔다는 것이지만, 대신 화재가 발생해 당시로서는 무척이나 놀라운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다고.
자동차의 앞머리에 달려 있던 보일러실과 실린더의 무게로 방향전환이 쉽지 않았고, 15분마다 보일러에 물을 보충해야 하는
번거로움까지 지녀 그 후로는 찾는 이 없이 조용히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는 슬픈 이야기다. 한국 최초의 교통사고는 그로부터
훨씬 뒤인 1899년으로 기록된다. 정확히 5월 26일의 서울, 운행을 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전차에 의해 발생했다. 사람들의
신기해하는 눈길을 받으며 서대문 노선을 따라가던 전차가 순식간에 불쌍한 처지로 전락하게 된 것은 종로2가에 다다를 즈음,
길을 지나던 다섯 살짜리 아이와 부딪치게 된 사건 때문이다. 불행히도 아이는 회복하지 못했고, 이에 격분한 아이 아버지와
주변 사람들이 몽둥이, 돌멩이 등을 들고 전차를 향해 돌진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전차가 무사하지 못했음은 물론이다.
학교에 가는 아이들에게 “길 조심해” “차 조심해”라며 어른들이 당부하는 관습이 생겨난 것은 바로 이때부터. 시간이 흘러
1901년에 있었던 시카고대학 사진학과 교수인 버튼 홈즈의 돈의문 자동차 충돌 사건은 교통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오늘의 교통문화를 이루게 되었으니, 이제부터는 자동차와 관련한 행복한
기록들만 남겨야 하지 않을까.
기아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