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지구촌 사람들
    쉼 터/잠깐 쉬며.. 2009. 8. 20. 21:28

     

     

    1492년, 황금이 길바닥에 깔렸다는 동방의 인도를 향하여 콜럼버스는 닻을 올려 서쪽 대서양 수평선 너머로 사라졌다. 세비야항에서 걱정스레 지켜보았던 사람들은

     

    이듬해 깜짝 놀란다. 바다 끝 낭떠러지에서 떨어져 죽은 줄 알았던 콜럼버스가 살아서 돌아온 것이다. 그것도 금을 몇 자루나 안고! 콜럼버스가 돌아온 후 유럽엔 밑도

     

    끝도 없는 소문이 전염병처럼 퍼져나간다.
    “팔리마 호수 근처, 황금지붕의 집들이 늘어선 마노아 거리엔 황금으로 온몸을 칠한 왕이 살고 있다”는 설이

     

    떠도는가 하면, “정글 속, 황금의 계곡에서 아침 해가 떠오를 때 눈을 뜨면 찬란한 황금빛으로 눈이 먼다”라는 소문도 있었다. 스페인 건달들은 그곳을 엘도라도(El dorado)라 불렀다. 엘도라도는 스페인 말로 ‘황금’이란 뜻이다.

    사실 콜럼버스가 4차례나 오가며 인도 서쪽의 여러 섬이라 여겼던 서인도제도는 쿠바, 자메이카 등 인도와 동떨어진 카리브해의 크고 작은 섬들이다. 황금을 가득 싣고 돌아오겠다고 큰소리 친 콜럼버스가 서인도제도에서 긁어 모아온 황금은 보잘 것 없었다. 그러나 소문은 부풀려져 황금 산더미가

     

    다. 16세기로 접어들며 엘도라도의 열풍은 대항해 시대를 연다. 유럽의 건달들은 엘도라도를 찾

    아 불나비처럼 신대륙으로 몰려든다. 소문은 엘도라도의 위치를 많이 좁혔다.

     

    ◈ 황금을 좇는 인간의 욕망에 쓰러져가다

    아마존 강은 엘도라도로 가는 관문이 된다. 아마존 강에 빠져 피라니야에 살점이 순식간에 뜯기고

    말라리아모기에 물려 열이 펄펄 오르다가 쓰러져 짐승 밥이 되고 정글을 헤매다 독충과 독사에 물

    려 죽고……. 그러나 황금을 잡으려는 인간의 욕망은 진정될 줄 몰랐다. 황금에 눈이 어두워진 유럽

     

    의 건달들은 아마존을 오르며 짐승과 독충과 말라리아만 만나게 되는 것이 아니다. 인디오들을 만난 것이다. 유럽 건달들은 인디오 여자들을 겁탈하고 남정네들은 잡아서 노를 젓게 하고 앞장 세워 정글 길을 뚫게 했다. 저항하는 인디오들에게는 처참한 죽음이 있을 뿐이었다. 조상대대로 아마존에서 고

     

    기 잡아먹고 정글 속에서 바나나, 파파야를 따먹고 살던 인디오들은 엘도라도의 날벼락을 맞은 것이다. 아마존 인디오들은 총칼에도 쓰러졌지만 면역력이 없어 유럽 건달들이 가지고 온 감기 바이러스에도 쓰러졌다. 아마존 인디오들은 침입자들을 피해 더 깊은 정글 속으로 스며들었다.

    아마존 상류 강가에 터전을 잡고 강에서 고기잡고 정글에서 바나나를 따고 멧돼지를 잡아 등 따스하고 배부르게 살던 히바로스(Jibaros)족 인디오들도 스페인의 무뢰한들이 들이닥치며 날벼락을 맞은 것이다. 남은 히바로스족은 정든 마을을 등 뒤로 하고 눈물을 뿌리며 아마존 지류, 모우모우강(Rio

     

    Mowmow)을 따라 노를 저어 올라갔다. 모우모우강은 점점 좁아졌다. 그들은 두 번 다시 스페인

    건달들과 조우하지 않기 위해 정글로 정글로 들어갔다.

     

     

     

     


    욕심 없이 자연의 일부가 되어 살아가다

    몇 세기가 지나며 엘도라도는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낸 허상이란 게 밝혀져 황금의 광풍이 사라지고 유럽의 침략자들도 제나라로 돌아갔지만 아직도 겁 많은 아마존

     

     인디오 히바로스족들은 정글 속에 숨어산다. 페루 북쪽, 아마존 강의 지류 리오 모우모우를 거슬러 올라가다가 정글 속으로 들어가 히바로스족들이 사는 모습을

     

     보노라면 문명에 대한 회의감을 뼈저리게 느끼지 않

    을 수 없다. 그들이 사는 집인 고상(高床)가옥은 단순

    하기 짝이 없다. 기둥 네 개 위에 엉성하게 엮은 서까

     

    래, 그 위에 야자수 잎을 덮어 지붕을 이었고, 허리 높이쯤에 마루를 깔고 두서너 칸의 계단으로 오르내린다. 장정 둘이서 한나절이면 지을 수 있는, 조금 큰 원두막

     

    이라고 생각하면 틀림없다. 인디오의 집에는 살림살

    이가 없다. 간단한 옷가지가 기둥이나 빨랫줄에 걸려 있고, 알루미늄 냄비와 플라스틱 그릇 몇 개가 문명의

     

     이기(利器)라면 이기다. 사시사철 여름이니 아랫도리를 가릴 옷가지 두어 개면 그만이고, 아마존 강에 고기들이 우글거리니 언제나 잡아먹을 수 있다. 숲 속에는

     

    야생바나나와 파파야가 주렁주렁 열려 있고, 씨만 뿌리면 잡초 한 번 안 뽑아도 얌과 타로가 무럭

    럭 자라니 배고플 이유가 없다. 곳간에 쌀가마를 차곡차곡 쌓아둘 필요가 없고 냉장고에 쇠고기,

    닭고기, 생선을 채워 둘 필요가 없는 것이다. 또한 철따라 유행 따라 멀쩡한 옷을 버리고 새 옷을 사

     

    서 모양을 내거나 넥타이로 목을 조르는 것은 인디오들에겐 아무 의미가 없다. 인디오들은 자가용

    이 없어도 노 젓는 조그만 배 한척으로 아마존을 오르내리고, 튼튼한 두 다리로 정글을 쏘다닌다.

    문명세계와는 떨어져 살지만 그들에게도 삶의 지혜가 있다. 수박만한 열매가 주렁주렁 열리는 윙

     

    고나무가 집집마다 서 있고 이 윙고를 따서 속은 파먹고, 얇고 탄력 있는 껍질은 그늘에 말렸다가

    수액을 바르면 가볍고 튼튼한 그릇이 된다. 우리네 박 바가지보다 훨씬 세련되고 실용적이다.
    또 집 마당가에 심어놓은 ‘예루발루이사’라는 풀은 혈압 강하제로 쓰인다. 어릴 적 배탈이 나면 뒷

     

    마당에 있는 익모초를 삶아 쓴 물을 마셨듯이 인디오 마을에도 배탈이 났을 때 삶아 먹는 풀이 있

    고, 상처 났을 때 약쑥을 찧어서 상처에 대고 동여매듯이 인디오들도 상처부위에 짓이겨 바르는 풀

    을 키운다. 또한 인디오들은 ‘스트라피체’라고 부르는 나무틀에 사탕수수를 넣고 즙을 짠 뒤, 그 즙

    을 끓여 꿀 같은 잼을 만들어 먹는다.

                                                                                                              출처 ~ 기아웹진





     


     

    '쉼 터 > 잠깐 쉬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이어트 증후군  (0) 2009.08.22
    Symbol  (0) 2009.08.20
    경마장 아야기..  (0) 2009.08.20
    거짓말  (0) 2009.08.20
    글로벌 에티켓  (0) 2009.08.20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