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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벌려면 손가락을 유심히 살펴보라, 절에 가면 약사여래 부처를 볼 수 있는데
엄지와 약지(넷째 손가락)을 구부려 원을 만들고 있다. 약사여래는 중생의 모든 병
을 고쳐주는 부처이고 약지(藥指)는 말 그대로 탕약의 온도를 재거나 약을 젓는데
사용한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니 ‘의사’ 부처가 약지를 애지중지하는 것은
당연지사 아닐까. 약지는 쓰임새가 별로 없다 해서 무명지(無名指)라고도 불린다.
약지는 다른 손가락에 비해 생각대로 잘 움직여 주지 않는다. 주먹을 쥔 상태에서
손가락을 차례로 펴보거나 버튼 누르기를 해보면 당장 알 수 있다. 약혼이나 결혼
반지를 약지에 끼는 전통은 서양에서 유래했는데 약지가 가장 의존성이 커서 종속
과 순종을 의미했기 때문이라고, 또한 약지에는 심장(사랑)으로 이어지는 신경이
있다고도 믿었다. 한의학에서는 약지로 흐르는 경락을 수소양삼초경(手小陽三焦經)
이라 하여 지식을 배설하는 망각에 관여한다고 본다. 배설 후 다시 채워지듯이 삼
초경이 발달한 사람은 아이디어와 창의성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케임
브리지대학이 최근 자궁 속 태아가 남성호르몬에 노출된 정도에 따라 약지의 길이
비율이 달라진다는 점에 착안한 신버전 ‘약지의 법칙’을 내놨다. “검지(둘때 손가락)
보다 약지가 긴 남자 금융 트레이더가 돈을 훨씬 더 잘 번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
연봉 차이가 최대 11배나 났다. 약지의 법칙 구버전도 여럿 있다. ‘약지가 길면 이
과, 검지가 길면 문과‘, ’약지가 검지보다 길면 관절염에 적신호’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