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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동양적 이상형은 시경에 있다. 요조숙녀 군자호구(窈窕淑女 君子好逑),
‘그윽하고 정숙하며 마음이 맑은 여자는 군자의 좋은 짝’이란 뜻, 필부에서 임금
에 이르기까지 이런 아내를 얻는 게 남자의 로망이다. 대통령 부인에도 다양한
유형이 있다. ‘아르헨티나여, 나를 위해 울지 마오’라는 노래의 주인공 에바
페론은 대표적인 국민 연인형, 나이트 클럽 댄서, 삼류배우 등 굴곡진 젊은 시절을
보내다 청년 장교 후안 페론을 만났다. 1946년 27세에 영부인이 된 그녀는 사회적
약자의 권익을 대변해 민중들로부터는 ‘성녀’로, 기득권층에게선 ‘창녀’로 불렸다.
또 다른 연인형은 재클린 케네디 부부는 젊은 미국의 아이콘으로 국민적 열광을
불러 일으켰다. ‘재키 스타일’로 명명된 그녀의 패션은 전설이다. ‘검은 케네디’
오바마 대통령 부인 미셀도 요즘 세련된 패션 감각을 선보여 ‘검은재클린’이라
불린다. 국무장관으로 맹활약 중인 힐러리는 전문직에다 야심가형, 구두 3000
켤레와 팬티 3500장을 남기고 말라카낭 궁에서 쫓겨난 필리핀의 이멜다는 요부형,
국민들이 친정인 오스트리아를 오스트레일리아와 혼동해 ‘호주댁’이라 불리었던
우리나라 첫 퍼스트레이디 프란체스카는 양말을 전구에 끼워 기워 신은 검약형이다.
국민의 뇌리에 요조숙녀형으로 각인된 영부인은 육영수 씨일 터이다. 윤보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공덕귀, 이휘호 씨는 여성운동과 반독재운동에 나선 투사형이며
최규하,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인 홍기, 손명순 씨는 안방 마님형, ‘육사위에 보안사,
보안사 위에 이여사‘란 유행어의 주인공 이순자씨는 암탉형이랄밖에, 2004년 남편의
비자금 사건 때 검찰에 불려가 쌈짓돈 130억 원을 내놓으며 “알토란 같은 내돈”하고
눈물을 흘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씨가 박연차 쎄에게서 10억 원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남자가 가진 최고 혹은 최악의 재산은 아내’라는 경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