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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윗 윌리스(DeWitt Wallace)는 제 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부상을 당했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그는 여러 잡지의 기사를 두루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면서
마음에 드는 내용이 있으면 요점을 정리해 기록했다. 그것은 어려서부터 익혀온
그만의 독서 방식이었다. 그는 내용의 원뜻을 살리면서 짧게 간추리는 방법을 확실히
체득하며 잡지 창간을 구상했다. 윌리스는 제대 후 1년만인 1920년 새 잡지의 견본을
발간했다. 잡지명은 다른 잡지의 기사를 요약해 게재한다는 의미에서 리더스 다이제
스트(Reader's Digest)라 지었다. 잡지 견본을 각 출판사에 보내 재정 지원을 요청했
지만 거절당하자 아내 라일라와 독자적으로 잡지를 창간하기로 마음먹었다. 1921년
10월 결혼 직후 두사람은 뉴욕의 무허가 주점 지하실을 빌려 잡지 준비에 매달렸다.
밤샘작업 끝에 이듬해 2월 5일 창간호 5천부를 발간했다. 유익하고 재미있지만 너무
길어 지루했던 기사를 쉽게 요약해 제공하는 새로운 양식의 잡지는 금세 호응을 얻으
며 발행부수를 급격히 늘려갔다. 특히 미군을 통해 해외로 널리 보급되면서 2차 세계
대전 직후에는 발행부수가 1천만부에 육박했다. 한국에서는 1950년 한글판이 나왔
으나 중단되었다가 1978년부터 다시 발행되고 있다. 지금도 50여 개국에서 매달 1천
800만부 넘게 판매되고 있다.1930년부터는 독자적인 기사를 게재했는데, 다른 매체
에 원고를 먼저 제공하고 그 요약 판을 전재함으로서 다이제스트방식을 유지했다.
잡지 창간자 윌리스의 다이제스트에 대한 신념은 확고했던 것 같다. 1981년 91세로
숨졌는데, 그의 묘비명은 ‘마지막 요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