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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에게 개인적인 질문을 하지 말 것.
상대의 신체를 만지지 말 것.
상대 앞에서 휴대전화로 통화 하지 말 것
상대 앞에서 담배를 피우지 말 것.
상대는 영국 여왕을 말한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초청을 받아 영국을 국빈방문 하게 되자, 프랑스 언론들이 앞다퉈
조언한 영국 왕실 예법들이다. 대통령이 혹 남의 나라에서 품위를 잃을까 봐 걱정이
많았던 게다. 서양 에티켓의 기본 개념은 3가지다. 상대방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상대를 존중하며 상대에게 호감을 주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에티켓의 역사는 상대
가 어떤 영역 안에 못 들어오게 막는 차별의 장치로 작용해 왔음을 보여준다. 궁정
예절이 정착된 시기는 17세기, 정대왕정이 확립되던 때였다. 왕의 권한이 커지면서
귀족들의 생존이 왕과의 친밀도 여부에 좌우됐다. 귀족들은 또 새롭게 떠오르는
부르주아들이 왕과 직접 연결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상대를 어떤 영역 안으로 들어
서지 못하게 만드는 세세하고 까다로운 궁정예법들이 만들어졌다. 한 번은 엘리자
베스 영국 여왕의 만찬에 중국 관리들이 초대됐다. 경험 없는 중국인들은 핑거볼
(finger bowl)에 담긴 손 씻는 물을 차인 줄 알고 마셔버렸다. 그러자 여왕은 그들이
당황하지 않도록 자기도 그것을 같이 마셨다. 지난주 영국에서 열린 G20(주요 20
개국) 정상회의에서 미 대통령 부인 미셀 오바마 여사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을 껴안는 바람에 영국 왕실의전 예법을 어겼다는 결례 논란을 빚었다. 2004년에는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이 영국 여왕의 어깨를 만졌다가, 또 2007년에는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영국 여왕에게 윙크를 했다가 각각 비슷한 곤욕을 치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