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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는 봄철에 중국이나 몽골의 사막에 있는 모래와 먼지가 편서풍을 타고 멀리 이동
하는 현상을 이른다. 우리나라 황사 현상의 최초 기록은 서기 174년 삼국사기에 기록
된 ‘우토(雨土)’라는 표현이다.‘ ’흙이 비처럼 내린다.’는 뜻으로 하늘에서 흙먼지가
낙하하는 현상을 묘사한 것이다. 고려시대 1017년부터 1372년까지 무려 43건이나
‘우토’라는 표현이 나온다. 조선시대에는 황사 현상을 과학적이고 자세하게 묘사했
다.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황사는 ‘토우’라는 표현이 주로 상용된다. 삼국과 고려시
대에는 ‘흙이 비처럼 내리다’라는 동사형으로, 조선시대에는 ‘흙비’라는 명사형으로 표
현했다. ‘황사’라는 말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것은 일제시대 이후부터다. 19세기
까지만 해도 황사 현상을 과학적으로 이해 못했다. 그래서 하늘이 화가 나서 사람을
혼내주기 위해 비와 눈이 아닌 흙가루를 뿌린 것으로 믿었다. 그런 이유로 황사가 발생
하면 왕과 신하들은 두려워했다. 서기 870년에 바람이 몹시 강하게 불고 흙비가 내리자
죄수를 모두 풀어주었다는 기록(삼국사기)이 있고, 조선시대 성종 9년에는 흙비가 내린
것에 대해 임금이 정치를 잘못하고 자격 없는 사람이 벼슬자리에 앉은 것에 대한 응징이
라고 해서 범상치 않은 재이(災異)로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는 특히 가물어 사상 최악의
황사가 예상된다. 황사 발원지인 중국 북서부 지역은 바다와 거리가 멀어 특히 건조하며
강수량이 적고 증발이 잘 되는 지역이다. 최근 이 지역에 황사가 더욱 극심해진 이유가
지구 온난화에 따른 건조 기후일수 증가와 삼림 개간 탓이다. 미국의 환경정책 전문가
레스터 브라운은 “황사는 제5의 계절이다.”고 했다. 황사가 매년 3월 중순∼ 4월에 일정
하게 찾아오기 때문이다. 황사는 한자어로 ‘黃沙’ 즉 ‘누런 모래’라는 뜻이다. 신라시대에
는 ‘흙가루가 비처럼 떨어졌다’고 ‘우토(雨土)’라고 불렀고, 조선왕조실록에는 ‘토우(土
雨)’라고 적었다. 2002년 4월 정부는 황사로 인한 피해를 자연재해로 정하고 ‘황사 특보
제’를 도입했다. 황사로 인한 피해가 여름철의 호우주의보, 겨울철의 폭설경보처럼 따로
대책을 세워야 할 정도로 심각해 진 것이다. 중국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 때문에 ‘중금
속 비’라고 불리는 산성비가 내리는 등 황사의 유해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황사가 사
망률에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한국대기환경학회의 논문에 따르면 1995년~1998년 서울에서 황사가 발생한 날의 사망률은 황사가 없었던 날의 그것보다 1.7% 높
았으며, 호흡기·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4.1% 높았다. 황사로 인한 경제적 피해
도 만만찮다. 2002년 3월에는 매우 강한 황사가 발생해 많은 초등학교들이 휴교했고 반
도체, 정밀산업관련 공장들은 휴업했다. 황사가 발생하는 일수는 1980년대에는 평균
3.9일, 1990년대에는 평균 7.7일이었는데, 2000년 이후에는 평균 12일로 20년 동안 약 3
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황사의 총량은 무려 2000만 t이다. 2006년에 발생한 황사는 철
과 망간 등의 중금속 농도가 일반적인황사보다 최고 4배 많았고, 황사가 없는 평소보다
12배 높았다. 카드뮴 철 망간 등의 중금속, 황산칼슘 질산칼슘 등 대기오염물질, 활성산
소 질소· 다이옥신 등의 유독물질, 흙먼지 등 유독한 황사먼지는 매년 봄마다 우리 몸에
쌓이고 있다.
○ 피부부터 심장까지 침투하는 황사
황사의 입자는 0.2∼10μm. 아주 미세한 먼지형태를 띠어 ‘황사먼지’라고도 불린다. 황사먼지는 일반 마스크로는 방어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피부는 물론 폐와 심장 등 내장기
관에까지 침투할 수 있다. 황사먼지가 눈과 피부에 닿으면 염증이나 알레르기 반응이 일
어난다. 눈에는 결막염이나 안구건조증이 생기고, 피부에는 각종 접촉성 피부염이 발생
한다. 머리에 묻은 황사먼지는 두피를 건조하게 해 비듬균 활동을 촉진하기도 한다. 황
사에 들어 있는 중금속은 모발주기를 변화 시키고 모낭세포를 파괴해 영구탈모를 유발
할 수도 있다. 그나마 머리, 눈, 피부처럼 외부에 노출된 곳은 물로 씻거나 닦아내 황사
먼지를 제거할 수 있다. 그러나 몸속으로 들어간 유해물질은 몸속 곳곳을 누비며 각종
질환을 발생시키거나 악화 시킨다. 문제는 이를 씻어낼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것. 일단
황사먼지가 호흡기를 통해 목으로 들어가면 목이 따가우면서 가래가 생기고 기침, 콧물
이 난다. 가슴이 답답해지고 심하면 호흡곤란까지 올 수 있다. 비염, 천식, 기관지염, 감
기, 독감, 폐렴 등 호흡기질환이 생기거나 갑자기 심해지기도 한다. 급성 폐 손상이 오거
나 만성폐쇄성폐질환이 악화될 수도 있다. 황사먼지는 면역력이 약한 노인이나 아동에
게 더 해롭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소아천식환자는 대기오염에 더 민감하다. 대기
오염이 영아 사망에 영향을 주며 저체중아 출산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