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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제 해금강
    일탈/가보고 싶은 곳 2010. 9. 5. 17:41

     

     

    거제도를 가기위해서는 통영시를 거쳐야한다. 한때는 거제군이 통영에 속해 있을 정도로 역사상 해군의 전략적

    요충지로서 중요한 곳이기도 했다. 이러한 통영을 지나 한참을 달리면 거제대교가 나온다. 이 다리는 1971년

    개통되어 섬주민들의 육지나들이를 쉽게 했으며, 거제가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제1번지로 발전할 수 있는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이제는 그 대교 바로 옆에 신거제대교가 개통되어 21세기 거제발전에 또 한몫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리를 건너 해안도로를 타지 않고, 남북으로 가르는 지방도를 따라 거제읍을 지나면 노자산이

    나오고 그 고개 정상에 이르면 진주빛 학동해변과 해금강이 발 아래로 펼쳐진다. 물빛과 하늘빛이 만나 하나가

     

    될 때면 아무리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일지라도 남해의 쪽빛 바다 빛에는 어찌할 수가 없어 그냥 동화되어

    버린다. 이토록 아름다운 바다가 있거늘 감히 그 어떤 바다가 이곳에서 어깨를 우쭐할 수 있겠는가.

     

     

     

       

     

    거제 해금강을 가기 위해서는 여러 곳에서 유람선을 탈 수 있지만, 학동 몽돌해안에서 배를 타볼 것을 권한다.

    우선 사람들이 크게 붐비지 않아서 좋고 맨들맨들한 자갈밭에 앉아서 밀려 온 파도가 씻겨 나가면서 만들어

    내는 자연의 소리는, 뭐랄까 장난끼 많은 개구쟁이들의 합창 같기도 하다. 또~르륵 또~르륵 소리가 너무나도

     

    투명하고 청신해서 한참을 몽돌해변에서 발걸음을 떼지 못하게 한다. 학동의 보물이 바로 인공적인 그 어떤

    소리도 흉내낼 수 없는 이 자연의 합창이 아닌가 싶다. 또한 학동 몽돌해안에서 서남쪽으로 한 10여분 가다

    보면 동백나무군락지가 있어 3~4월이면 붉은 동백의 아름다움도 볼 수 있고 6월쯤에는 세계적 희귀조인

     

    팔색조의 청량한 울음소리도 들을 수 있어 더욱 좋다. 학동 나루터에서 유람선을 타고 20여분을 가면 거제

    해금강의 절경이 하나둘씩 펼쳐진다. 섬의 원래 이름은 칡의 뿌리가 뻗어내린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해서 갈도

    이었으나 해안단애의 기암절벽이 강원도의 해금강만큼 아름답다고 해서 해금강이라 불려지게 됐다. 해금강

     

    명승지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건 아슬아슬한 바위절벽에서 고기를 낚는 낚시꾼들이다.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교차점으로 감성돔이나 볼락등 고급 어종이 많이 잡혀 낚시광들에게는 최고의

    포인트로 각광을 받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나서 서서히 펼쳐지는 바위들의 군상! 병풍바위, 신랑신부바위, 거북바위 등등... 절벽 끝에 천년의 세월을

    의연히 이겨냈을 것 같은 해송, 그 위를 힘차게 비상하는 흰갈매기떼 그리고 쪽빛 바다. 이러한 절경이 기다리고

    있기에 우리는 그 멀기만한 여로를 마다하지 않고 나서는게 아닌가 싶다.

     

    유람선이 십자동굴을 들어갈 때면 키를 잡은 선장이며 안내하시는 분들의 몸놀림이 신중해진다. 좁은 바닷길을

    가야하기 때문이다. 또한 답사객들은 숨을 죽인다. 보이는 건 파란하늘과 깍아지른 듯한 절벽뿐, 기암절벽의

    멋진 경치를 선사할 뿐만 아니라 팽팽한 긴장감을 동시에 주는 곳이 거제 해금강이다.

     

     

     

     

     

     

     

    아주 옛날에 구조라 앞바다에는 안섬(내도)만 있었단다. 그런데 어느날, 대마도 가까이 살던 밖섬(외도)이

    여자섬인 내도를 향해 떠오는 것을 보고 놀란 아주머니가 "섬이 또 온다"고 고함을 치자 섬이 지금의 자리에

    멈추어 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약간 떨어져서 마주보고 있다. 위의 이야기는 내도와 외도에 관련된

     

    지역 전설이다. 지금도 내도에는 주민들이 살고 있으며 넉넉한 자태가 여인네의 포근함같아 여자섬이라고

    하고, 외도는 그 생김이 약간 직선적이고 깍아지른 절벽이 많아 남자섬으로 불리운다. 이렇듯 외도는 내도와

    거제 해금강이 있어서 관광지로서의 입지조건이 최적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외도를 1972년에 사들여서 30

     

    여년을 가꾼 이창호 부부의 집념어린 인생 역정이 존경스럽다. 섬내를 관광하다 보면 인공적으로 조성된 온갖

    식물들이며 섬내 테마공원의 조각이나 벤치, 또한 이국을 연상케하는 건물들이 주변경관과 어우러져 빼어난

    경치를 선사한다. 하지만 이곳이 처음부터 지상낙원이였던 것은 아니었다. 초창기에는 물도 나오지 않아 식수

     

    조차 부족했다고 한다. 수맥을 찾기위해 여러날을 고생하지만 한방울의 물도 얻지 못하고 포기상태에 이른다.

    인부들이 철수하기 전날 이창호씨가 꿈을 꿨는데 중앙에서 물이 솟아 바다로 떨어지는 꿈을 꾸었다고 한다.

    그 다음날 간다고 하는 인부들을 달래 마지막으로 중앙을 파게됐는데, 약 17미터 지점에서 수맥이 터져

    식물을 가꾸고 식수로 쓰기에 부족함이 없는 많은 물이 나오게 됐다고 한다.

     

     

     

       

     

    그 후 밀감을 곧바로 심었다가 76년 겨울에 밀어닥친 한파로 3천 그루의 밀감이 거의 동사해 버렸고, 그 뒤에는

    사과나무를 심어봤지만 태풍으로 실패한다. 거듭된 시련으로 사기가 떨어질 즈음 해금강의 잠재적 관광가치를

    인지한 이창호씨는 세계적인 관광농원으로의 개발을 꿈꾸며 20여년을 가꾸어서 1995년 4월 14일에 개원을 하게

     

    된다. 지금은 수많은 관광객들이 거제 해금강과 함께 이곳을 찾고 있다 처음 외도 나루터에 도착하면 영화에

    나오는 그림같은 별장이 있는 섬에 내리는 듯한 기분이 든다. 언덕길로 올라서면 봄이면 빨간 동백이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그 뒤로 향나무, 사철나무, 하늘로 쭉쭉 뻗은 종려나무가 빽빽히 심어져있어 아열대 어느 섬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이다. 선인장이 있는 언덕길을 올라서면 잘 가꾸어진 꽃들이며 파란 잔디와 나무들, 그러한

    나무들 사이에 스페인풍으로 놓여져 있는 하얀 벤치가 있다. 이곳 비너스 가든에 들어서면 아무리 감각이 무딘

    관광객일지라도 셔터 누르기에 바쁘다. 관리사무소 옆 공터를 계절과 기념일에 맞춰 꾸며 놓아 가족단위로

     

    찾는 아이들에게 꿈과 사랑을 심어주는 공간이 있어 사랑스런 곳이다. 이렇듯 세심한 곳까지 관광객들을 위한

    배려가 있어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것인지도 모른다. 특히 화장실에서 일을 보면서까지도 거제 해금강의 아름

    다움을 만끽할 수 있게 설계한 구조에서도 잔잔한 감동을 받는다.

     

     

     

       

     

    바닷바람에 흔들리는 대숲을 지나 동섬쪽으로 가다보면 천혜의 요새처럼 느껴지는 전망대가 나온다.

    유럽의 어느 성에 온 듯. 멀리 동섬에는 낚시꾼들이 낚시하는데 여념이 없다. 앞으로 그 동섬까지 다리를

    놓아서 공룡발자국이며, 기암절벽의 비경을 가까이서 볼 수 있도록 개발한다고 하니, 몇 년 후에 찾는다면

     

    더 많은 볼거리가 기대된다. 전망대를 지나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조각상이 있는 공원에서 외도의 풍경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자연미가 아닌 인공적인 아름다움도 그 뒤에 숨어있는 사람의 땀과 슬픔이 배어

    있음을 느낄 때 자연의 아름다움 못지않게 훌륭한 것임을 알 수 있는 섬이다.

     

    그렇다. 외도에는 사람의 꿈과 희망이, 그리고 자연적인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섬이다. 5~6월에 찾는 외도는

    섬내 어딜 가나 울창한 숲이며 온갖 꽃들이 그야말로 지상낙원을 연출해서 일 년 열두 달 중 관광하기에 가장

    좋은 때인 것 같다.

     

                                                                                                     ~ 태마캠프 류동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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