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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수 교수의 종교의 다양성쉼 터/잠깐 쉬며.. 2010. 6. 20. 12:02
“기독교인도 불교적일 수 있고 불교인도 기독적일 수 있다”
개신교계 사립 강남대에서 ‘기독교와 현대사회’를 강의하다 2003년 불상 앞에서 절을 해 강남대의
창학이념을 훼손했다는 이유로 해직당한 이찬수 전 강남대 교수는 복직 투쟁 그리고 인권연대 등
시민단체가 중심이 돼 그의 복직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중 서울에 종교문화연구원을 개원했다.
오늘날 한국 기독교의 모습을 어떻게 보는지의 질문에 이교수는 “한국 기독교의 가장 큰 문제는
근본주의적 자세에 있다. 자유주의 신학도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한 채 미국식 근본주의를 정통주의라는
이름으로 무비판적으로 도입해 온 것이다. 과학적 이성을 제대로 소화해 재창조해야 하는 한국적
상황에서 과학적 이성을 이단시하는 움직임이 정통주의로 쉽사리 포장되는 경향마저 있는 것,
또 한국인 자신의 역사마저 통째로 세속적이고 무의미한 역사로 내치고 있는 것은 결코 작지 않은
문제다. 한국 역사를 극복과 대립의 대상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훼불사건이 여전히
벌어지고 남을 배타하면서 진리를 기독교 안에만 가두려는 잘못이 여전히 횡행하고 있다”고 말한다.
한국 기독교의 가장 큰 문제는 미국식 근본주의
자신의 고유성, 타 종교 대한 개방성 함께 갖춰야
♣ 종교의 다양성은 무엇을 이름인가
지구상에는 기독교뿐만 아니라 불교, 도교, 이슬람 같은 주요 종교 현상들이 늘 함께 있어왔다.
인류 역사가 종교적으로 다양하지 않았던 적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사회가 종교적
다양성 문제로 갈등하고 있는 것은 다양한 종교적 현실을 용납하기 힘들어하는 기독교 전통 때문이다.
기독교는 예수만이 신의 전적인 육화(肉化)라고 믿는 전통적인 교리로 인해 타 종교에 대해 배타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하지만 솔직히 기독교인들은 힌두교, 불교. 유교, 도교 등 동양의 심오한 종교들에
충격을 받고 있다. 다양한 종교들의 문제는 이제 더 이상 단순히 선교적인 차원을 넘어 기독교의
정체성과 관련한 문제라는 인식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더 이상 배타적으로 억압하는 자세로는 이들을
이해하거나 사태를 해결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어떻든 이들을 기독교 안으로 소화해야 할 필요를 강하게
느끼게 된 것이다. 그러지 않고서는 신학도 성립될 수 없다는 긴박한 위기 의식이 싹트기 시작한 것이다.
♣ 다양한 종교는 어떻게 봐야 하나
기독인은 불자가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안 된다고 믿으며 불자는 기독교를 무시하거나 경시할 뿐 받아
들이기 힘들어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러나 생동하는 종교의 다양한 모습들을 특정 인간 집단이나 교리
체계 안에 다 가두어 둘 수 있을까? 미국 종교사학자 윌프레드 스리스는 종교들을 ‘명사’로서가 아닌,
‘형용사적’으로 보자는 제안을 했다. ‘불교’ ‘기독교‘와 같은 명사적 표현보다는 ’불교적‘ ’기독적’ 등의
형용사적 표현을 중시하자는 것이다. ‘불교적인’ 것은 불교 안에 있으면서도 불교 안에만 갇히지 않고,
‘기독적인’ 것 역시 기독교 안에 있으면서 기독교 안에만 제한되지 않으리라 보기 때문이다. 위선적인
기독교인보다 훨씬 더 ‘기독적인’ 사람을 불교 안에서도 볼 수 있게 될 것이고, 여느 불교인 못지 않게
‘불교적인’ 사람을 기독교 안에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 종교문화연구원은 어떤 일을 할 것인가
자신의 고유성과 타종교에 대한 개방성을 지니고서만 진정한 종교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진정한
의미의 종교다원주의도 이러한 개방적 태도를 기초로 한다. 종교문화연구원의 출발점은 거기다.
‘다양한 종교전통과 문화를 전문적으로 조사, 연구하고 이들이 지닌 수행 체계를 깊이 이해하고 실천하며,
올바른 종교문화의 정착을 위해 대외적으로 교육하고 활동한다’는 것이 설립 목적이다. 종교가 화해보다는
갈등과 전쟁의 원인으로까지 작용하는 오늘날 전문 종교 연구자들이 책상에서의 개인 연구를 대중적으로
확대해나가는 실천적 사업을 도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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