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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꿩의바람꽃
    쉼 터/잠깐 쉬며.. 2010. 5. 13. 20:05

     

     

    산을 오를 때 눈에 보이는 꽃마다 이름을 부르며 알아볼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이제 시작이라면 ‘바람꽃’ 정도는

    꼭 알아두자. 작고 여린 풀꽃이 바람에 많이 흔들리기에 붙인 이름이라고 하는데 종류도 많은데다가 대부분

    쉽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만 나도바람꽃, 너도바람꽃, 회리바람꽃, 변산바람꽃, 홀아비바람꽃,

     

    쌍둥이바람꽃, 만주바람꽃 등 10여 종이 넘는 바람꽃이 자생한다. 4월에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바람꽃은

    ‘꿩의바람꽃’. 이름이 무척 별나다. 연약하고 가는 줄기가 꿩의 다리를 닮아서 혹은 둘둘 말려 있는 잎의 모양이

    꼭 꿩의 발톱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말도 있다. 또 꽃잎이 둥글게 펼쳐진 모습이 마치 꽁지깃을 활짝 편

     

     수꿩의 모습과 닮았다는 설도 있다. 꿩이 사는 깊은 산중에 피기 때문에 그렇게 불린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름의 유래는 분명치 않은 모양인데 어쨌거나 꿩과 관련된 것만은 확실하다. 꿩의바람꽃은

    전국의 높은 산이면 어디서나 흔히 만나볼 수 있다. 4월 초순부터 피기 시작해 5월에 지며, 습기 많은

     

    곳에 무리를 지어 피어난다. 8~13개 정도의 길고 가지런한 꽃잎이 햇살을 받으면 활짝 펼쳐지는데, 만개한

    모습이 무척 또렷하고 선명하다. 처음에는 분홍빛이 돌다가 흰색으로 변하는데 그 색이 매우 곱다. 그런데

    꽃잎처럼 보이는 이것은 사실 꽃받침이며, 그 위로 수술과 암술이 달려 있는 것이 특징이다. 높이는 15~25cm

     

    정도 되고, 꽃의 지름은 3~4cm로 다른 바람꽃에 비해서 큰 편이다. 꿩의바람꽃은 최근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내놓았다는 ‘봄맞이 야생화 일람표’에도 4월의 꽃으로 소개되어 있다. 미세한 바람에도 흔들거릴 정도로 가냘프고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못 보고 지나치기 십상인 조그만 풀꽃이지만, 이들을 통해 우리가 맛보는 쉼은 무척이나

     

    크다. 우리는 일년 사계절이 똑같이 바쁘고 피곤한데, 자연은 어쩜 그리도 철마다 때마다 새롭고 풍성한지

    모르겠다. 이번 달에는 꿩의바람꽃을 만나볼 것을 추천한다. 저절로 감탄과 함께 입가에 미소가 번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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