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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사드의 암살 공작쉼 터/토막 상식 2010. 3. 27. 11:00
1979년 1월 베이루트에서 차량 폭탄테러가 일어나 1972년 뮌헨올림픽 인질극을 주도했던
테러단체 ‘검은 9월단’ 지도자 살라메가 폭사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유럽과 중동에서
7년에 걸쳐 ‘검은 9월단’ 간부 20여명을 암살한 ‘신의 분노’ 작전의 마지막 제물이었다.
스필버그는 이 작전을 영화 ‘뮌헨’으로 만들었다. 1978년 바그다드에서 팔레스타인 인민해방전선(PLO)
간부 하다드가 사망했다. 1976년 우간다 엔테베 여객기 납치를 지휘했던 그의 공식 사인(死因)은
백혈병이었지만 사실은 독살이었다고 한다. 모사드는 몸무게가 140kg이나 되는 하다드가 초콜릿을
좋아하는 걸 노려 팔레스타인 요원을 통해 독약이 조금씩 섞인 벨기에 초콜릿을 계속 공급했다.
그래서 부검(剖檢)에서도 독극물 중독이 드러나지 않았다. 모사드가 최근 두바이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조직 하마스의 사령관 알마부를 살해한 배후로 지목됐다. 두바이 경찰은 여자 2명을 포함한
용의자 18명이 모사드 요원일 가능성이 99%라고 밝혔다. 유럽국가 여권을 위조해 두바이에 온 이들은
지난달 20일 호텔레서 알마부를 전기고문하고 살해했다고 한다. 호텔 CCTV엔 5명이 알마부 방에 들어
가고 나머지가 망을 보는 모습이 잡혔다. 공항 CCTV에도 용의자들이 알마부를 미행하는 장면이 찍혔다.
이스라엘 정부는 모사드 개입을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모사드 암살 공작은 수십년 역사를 지녔다.
미국 ABC방송은 1973년 베이루트의 PLO 지도자, 1980년 파리의 핵기술자, 1983년 아테네의
팔레스타인 자문역, 1997년 요르단의 하마스 간부, 2000년대 헤즈볼라 간부 암살이 모사드 공작으로
밝혀졌거나 배후로 의심된다고 보도했다. 1997년엔 요르단에서 캐나다 여권을 지닌 모사드 요원들이
하마스 지도자를 독살하려다 체포됐다. 그해 스위스 베른에선 요원 5명이 어느 집에 도청장치를 달다
발각됐다. 두바이 암살범들도 CCTV에얼굴을 드러내고 여자 요원은 카메라를 향해 V자를 그리기도 했다.
이스라엘 정보장교 출신 아론 클라인은 “모사드는 일부러 실수를 남겨 치밀한 모사드가 저질렀을 리
없다고 생각하게 하는 걸로 유명하다”고 했다. 모사드 암살작전은 여권 위조부터 시작해 불법도 서슴치
않는 살인행위다. 테러에 맞서 ‘눈에는 눈’으로 보복하는 것은 복수의 악순환만 낳는다.
조선일보 萬物相 (박해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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