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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육책한 자/지혜로운 한자 2010. 2. 5. 11:35
苦肉策
(괴로울 고, 고기 육, 계략 책)
苦는 ‘艹(草)’에서 보듯이 일종의 풀이름이다. 李時珍(이시진)의 本草綱目(본초강목)에
의하면 苦는 풀 중에서 가장 쓴맛을 지닌 풀로서 漢藥(한약)의 주요 재료다. 苦의 본디
뜻은 ‘쓰다’이다. 쓴맛은 누구나 싫어하고 먹기에 괴롭다. 그래서 ‘괴롭다’는 뜻도
가지게 되었다. 이러한 뜻으로 苦生(고생), 苦楚(고초), 苦言(고언)이라는 말이 있다.
肉은 고기의 근육 형태에서 나온 글자며, 策은 옛날 과거시험을 볼 때 대나무 쪽지에
적은 시험지를 뜻한다. 그래서 竹변이 있다. 즉 苦肉策(고육책)이라면 어쩔 수 없이 하는
쓰라린 방책이다. 三國志(삼국지)에 보면 온갖 기상천외한 계책이 다 동원된다. 한마디로
상대방을 속이는 것이다. 赤壁大戰(적벽대전)이 벌어지기 직전의 일이다. 曹操(조조)의
백만 대군을 눈앞에 둔 周瑜(주유)는 걱정이 태산 같았다. 누가 봐도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당해낼 수 없는 상황이었다. 특별한 대책이 필요했다. 주유의 부하에 蔡中(채중), 蔡和(채화)
형제가 있었다. 그들은 조조가 주유에게 거짓으로 降伏(항복)시켜 밀파한 자들이었다. 주유는
그들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부하로 받아들였던 것은 자신의 거짓
정보를 조조에게 전하기 위해서였다. 또 하나의 계략인 셈이다. 그때 黃蓋(황개)가 찾아와
火攻(화공)을 건의했다. 사실 주유도 그런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陣中(진중)에는 조조의
첩자인 채씨 형제가 있었다. 화공 같은 중요한 作戰(작전)을 함부로 말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나온 것이 먼저 거짓으로 항복하는, 이른바 詐降計(사항계)였다. 詐降計를 행동에
옮길 사람이 없다고 하자 黃蓋가 선뜻 자청하고 나섰다. “뜻은 고맙지만 살갗(肉)이 터지는
고통(苦)이 없으면 곤란한 일이오.”이른바 苦肉計(고육계)다. 황개는 그것마저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둘은 작전을 짰다. 黃蓋가 衆寡不敵(중과부적)을 들어 降伏(항복)하자고 말하자 주유는
짐짓 화를 내면서 당장 그의 목을 벨 것을 명했다. 주위에서 만류하자 못 이기는 척하면서 곤장
백 대 치는 것으로 대신하라고 했다. 곤장을 맞은 黃蓋의 肉身(육신)은 허물어졌다. 몇 번이나
까무러쳤다. 심복 闞澤(감택)이 와서 걱정이 되어 물었다. 自初至終(자초지종)을 말해 준 뒤
주유는 闞澤을 시켜 그날 밤 曹操에게 詐降計를 바치게 했다. 물론 黃蓋가 곤장 맞았다는 사실은
曹操 진영에 벌써 알려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