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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작
    한 자/지혜로운 한자 2010. 2. 5. 11:20

    酬酌

    (술권할 수, 잔질할 작)

    漢字에서 ‘酉(닭 유)’ 가 들어 있는 글자는 ‘술’과 관계가 있다. 그것은

    酉자가 술병의 모양을 본뜬 상형문자이기 때문이다. 酉의 본래 뜻은

    ‘술’이며, 아주 오랜 옛날에는 술을 ‘酉’로 표현했다. 그러던 것이 나중에

     

    子丑寅卯(자축인묘) 등과 酉가 干支(간지)의 하나로 專用(전용)되면서

    새로운 글자를 만들게 되었는데, 술이 물과 비슷하므로 ‘水’변을 덧붙여

    ‘酒’자를 만들었다. 즉 酉는 酒의 조상인 셈인데, 그러다 보니 酉가 들어

     

    있는 글자치고 술과 관계없는 글자가 없다. 酒(술 주), 配(짝지을 배),

    醉(술취할 취), 醴(단술 례), 酊(술취할 정), 酸(실 산), 醒(술깰 성),

    醜(추할 추), 釀(술빚을 양), 醬(젓갈 장) 등이 그렇다. 심지어 醫도 술과

     

    관계가 있다. 옛날 의사가 약을 지을 때 술을 적당히 넣었던 데서 나온

    것이다. 한편 酌은 酉와 勺의 합성자다. 여기서 勺은 우리말로 ‘구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술을 따를 때 사용했던 일정한 용기의 하나다. 대체로

     

    나무로 만들었기 때문에 木변을 사용하여 ‘杓’자를 새로 만들었다. 酌은

    ‘술을 따른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酬酌의 두 자는 당연히 술과 관계가

    있다. 술을 권하는 것이 酬고, 한 잔 받아먹고 그냥 있을 수 없어 상대방

     

    에게 다시 따라 주는 것이 酌이다. 그러니까 수작이라는 말은 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것을 뜻한다. 報酬(보수)라는 말이 있다. 은혜가 고마워 보답

    하는 뜻에서 술을 따라 주는 것이다. 물론 지금은 ‘돈’을 준다는 의미로

     

    바뀌었지만, 옛날에는 보수가 고작 ‘술’을 한잔 따라주는 것이었다. 얼마나

    소박한가? 應酬(응수)라는 말도 있다. 본뜻은 상대가 따라 주는 술잔을

    거절하지 않고 응해 주는 것이다. 즉 마주 앉아 술을 마시는 것이 ‘응수’다.

     

    얼마나 신나고 다정한 모습인가? 酌은 잔에 술을 따르는 것을 뜻한다.

    그러므로 獨酌(독작)은 혼자 마시는 술이란 뜻이고, 酌婦(작부)는 술을 따라

    주는 女子를 뜻하므로 술집여자인 셈이다. 또 參酌(참작)은 상대방에게 술을

     

    따를 때 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게 적당히 따르는 것을 말한다.

    그러자면 술을 얼마만큼 잔에 따랐는지 알아야 한다. 즉 술의 量(량)을

    헤아리는 것이다. 여기에서 ‘情狀參酌(정상참작)’이라는 말이 나왔다.

     

    ‘수작’이라는 말은 술을 마신다는 의미가 아니라 ‘말하는 것’이라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술을 마실 때면 아무래도 말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허튼 수작하지 마라’는 말은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라’는 뜻이 아닌가? 그

     

    러나 우리는 原義(원의)에 충실하여 ‘쓸데없이 술만 마시지 마라’는 뜻으로

    사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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