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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마한 자/지혜로운 한자 2010. 2. 5. 11:02
竹馬
(대나무 죽, 말 마)
竹(죽)이나 馬(마)는 각각 대나무와 말의 모양을 본떠서 만든 象形文字
(상형문자)다. 요즘 어린이들은 참으로 좋은 시대에 살고 있다. 먹을 것도
부족하지 않고 입을 것도 여유롭다. 볼 것도 널려 있으며 가지고 놀 것도
많다. 모든 것이 부족함이 없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옛날에는
그렇지 못했다. 놀이기구의 경우, 장난감이나 오락기가 대중화된 지금과는
달리 주로 자연에 널려 있는 것을 이용할 뿐이었다. 냇가에 나가 물장난,
모래장난을 한다든지 겨울이면 얼음을 지치는 것이 고작이었다. 봄이 되어
개울가의 버드나무에 물이 오르기라도 하면 가지를 잘라 훌륭한 피리를
만들기도 했고, 소나무 가지를 잘라 새총을 만들어 새를 잡기도 했다.
대나무가 흔해서 연을 만든다거나 물총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어느 정도 나이가 들었을 때나 가능했다. 대여섯 살쯤 되었을 때는
그냥 대나무 가지를 잘라 말을 만들어 타고 놀았다. 이것이 竹馬다.
그렇다고 해서 대나무를 얽어 말 모양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그저 가지를
가랑이 사이에 끼워 가지고 달음질을 치면서 말 타는 시늉을 했을 뿐이다.
가지에서 흙먼지가 뽀얗게 일었는데 마치 말이 질주했을 때 나는 먼지와
흡사했다. 이런 놀이풍습은 중국에서도 성행했던 모양이다. 墨子(묵자)에도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2000년은 훨씬 넘은 것 같다. 竹馬는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놀이기구였다. 李太白(이태백)이라면 중국 제일의 詩人으로서
당나라 때 활약했던 사람이다. 지금부터 1400 여 년 전이다. 그 당시에도
어린이들은 竹馬를 타고 놀았던 모양이다. 그가 쓴 長干行(장간행)이라는 詩는
아내가 지금의 남편과 어릴 때 함께 놀았던 追憶(추억)을 회상한 詩다.
妾髮初覆額 ~ 내 머리 막 이마를 덮었을 때
折花門前劇 ~ 문 앞에서 꽃 꺾고 놀았지
郞騎行馬來 ~ 그대는 竹馬 타고 달려와
繞牀弄靑梅 ~ 우물가를 돌면서 梅實을 매만졌지
竹馬는 어릴 때 친구들과 함께 타고 놀던 놀이기구로서 옛 친구를 뜻하기도 한다.
‘竹馬故友(죽마고우)’가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