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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형설
    한 자/지혜로운 한자 2010. 2. 5. 10:45

    螢雪

    (반딧불 형, 눈 설)

    螢은 두 개의 ‘火’와 ‘乛, 虫’ 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글자다. 즉 처마(乛) 위에서 불을

    번쩍이는(火 ) 벌레(虫)라는 뜻이다. 반딧불인 것이다. 雲은 雨와 彐의 합성자다.

    옛날에는 농경사회였던 만큼 일상의 기후 변화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비였다. 따라서

     

    氣候(기후)를 뜻하는 한자에는 모두 雨자가 들어 있다. 눈(雪), 구름(雲), 천둥(雷),

    번개(電), 우박(雹), 지진(震), 이슬(露), 노을(霞), 서리(霜), 안개(霧) 등 많다.

    여기에서 彐은 눈의 모습이다. 그러므로 螢雪이라면 반딧불과 눈이라는 뜻이다.

     

    아직도 전기가 들어가지 않는 곳은 아마 없을 것이다. 띄엄띄엄 흩어져 있는 散村

    (산촌)은 물론이고 깊은 산골의 조그마한 암자까지도 전기가 架設(가설)되어 있다.

    그 덕분에 문명의 利器(이기)까지 갖추어져 있어 도무지 窮僻(궁벽)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참 좋은 세상이다. 그러나 불과 20년(책을 펴낼 때의 년도로 생각되어 본문

    대로 옮겼음) 전만 해도 전기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곳이 많았다. 그때의 학생들은

    호롱불을 밝히고 공부했다. 좀 열심히 공부한 후 아침에 일어나면 콧구멍이 검게

     

    그을려 있곤 했다. 그러나 좀 더 오랜 옛날에는 그것조차 없어 공부하는 데 隘路(애로)

    가 많았다. 지금부터 100여 년 전 중국 東晋(동진) 때의 일이다. 車胤(차윤)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책을 좋아하여 어려서부터 독서에 열중했다. 하지만 집이 가난하여 등불을

     

    밝힐 기름조차 구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매년 여름밤이 되면 엷은 비단주머니를 만들어

    반딧불을 잡아넣곤 그 불빛으로 책을 읽었다. 이렇게 열심히 공부한 결과 후에 尙書郞

    (상서랑:부총리)이라는 벼슬까지 올랐다. 같은 시기에 孫康(손강)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도 차윤처럼 讀書狂(독서광)이었지만 집이 가난하여 기름을 살 수가 없었다. 그래서

    겨울이 되면 창 밖에 쌓여 있는 눈의 빛으로 밝혀 책을 읽었다. 그 역시 열심히 공부한

    결과 御史大夫(어사대부:검찰총장)라는 높은 지위까지 올랐다. 그들이 공부할 때 사용

     

    했던 반딧불(螢 )과 눈(雪)은 ‘螢雪’이라 하여 어려운 가운데서도 굴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한다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그렇게 하여 훌륭한 사람이 되었을 때 螢雪의 功을

    이루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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