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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기장 멸치
    건강식/먹거리 건강 2009. 8. 31. 16:55

     

     

    4월이면 부산 기장군 대변항에는 어부들의 흥겨운 어부가가 울려 퍼지기 시작한다. 기장 봄멸치 잡이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새벽부터 밤까지 포구는 멸치를 가득 싣고 온 배들로 북적인다. 아마도 ‘기장 멸치’라는 말은 한 번쯤 들어보았으리라. 남해와

    삼천포, 통영에서 멸치가 많이 나지만 기장에는 그 명성이 못 미친다. 3월 말에서 6월 말까지 대변항에서 잡히는 봄멸치는

     

    씨알이 굵고 살이 연해 조선시대 임금에게 진상할 정도로 유명하다. 기장 멸치는 전국 유자망 멸치 어획량의 70%를 차지한다.

    기장수협에 따르면 기장항의 15척 멸치잡이 어선들이 하루 40여 톤의 멸치를 잡고 있다고 한다. 멸치배는 포구에 닿자마자

    바로 탈망에 들어간다. 탈망은 그물을 털어 멸치를 모으는 과정이다. 비옷을 입고 두건을 쓴 7~8명의 선원이 ‘칫! 치~’ ‘으샤!

     

    으샤~’하는 구령에 맞춰 왼손과 오른손을 번갈아 당기며 그물을 펼친다. 그물이 한 번 펼쳐질 때마다 멸치가 허공으로 튀어

    올랐다가 투두둑 떨어진다. 아낙들은 배 주위로 몰려와 부둣가 밖으로 떨어지는 멸치를 플라스틱 대야에 잽싸게 주워 담는다.

    갈매기 떼도 멸치를 먹기 위해 하얗게 날아든다. 아낙들의 대야에 담기는 멸치는 대가리가 떨어져나가고 몸통 일부도 여기

     

    저기 마구 잘려나간 것들. 이것들은 소금을 뿌려 바로 젓갈로 만든다.

     

    탈망은 대략 오후 1~4시 사이, 밤 10~12시 사이에 벌어진다. 일정한 리듬을 타며 선원들이 멸치를 털어내는 광경은 보는 이의

    입을 떡 벌어지게 할 정도로 장관이다. 선원들의 덩실대는 어깨짓에 맞춰 ‘툭! 툭!’하며 포구를 울려대는 그물 터는 소리, 헉헉

    거리는 선원들의 밭은 숨소리가 어우러져 마치 한바탕 신명나는 굿판을 벌이는 듯하다. 탈망을 시작하자마자 선원들의 옷과

     

    얼굴은 금방 멸치의 살과 내장으로 뒤범벅이 되는데 무아지경에 빠진 선원들의 얼굴은 마치 무당의 그것과 비슷하다. 해마다

    이 즈음이면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이 장면을 찍기 위해 몰려들기도 한다. 하지만 선원들에게는 4시간 가까이 계속되는 탈망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작업이다. 그물을 한 번 터는데 그물이 줄어드는 길이라고 해봤자 고작 1m 정도. 1.4km의 그물을 다

     

    털어내려면 팔 다리에 피가 몰린다. 이런 까닭에 일종의 최면상태에 다다르지 않으면 작업을 끝낼 수 없다. 이토록 고된 작업

    이다 보니 멸치잡이 배를 타려고 하는 선원도 없다. 그래서 요즘은 동남아시아 노동자들이 가끔 탈망 대열에 끼기도 한다.

    멸치 중에서 머리와 몸통이 제대로 붙어있는 잘생긴 놈은 횟감으로 쓰인다. 대변항 앞에는 멸치횟집이 몰려 있다. 주말이면

     

    멸치회를 먹으러 온 사람들로 포구는 발 디딜 틈 없이 붐빈다. 멸치는 맛이 비리기 때문에 일반 회처럼 초고추장에 찍어먹지

    않고 10여 가지 채소에 버무려 먹는다. 요즘 나는 봄 멸치는 육질이 부드럽기 때문에 입에 들어가면 살살 녹는 감칠맛이 느껴

    진다.

     

    기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멸치로 만든 특별한 음식이 또 있다. 바로 멸치찌개다.

    멸치를 통째로 넣고 된장과 우거지, 미나리, 방앗잎 등으로 국물을 진하게 낸 것이

    다. 전혀 비리지 않고 맛이 구수하다. 속풀이 해장에도 그만이어서 전국의 술꾼들이

     

    부러워할 만하다. 기장을 찾았다면 해동 용궁사에 들러보자. 수산과학원 가는 길

    을 따라 5분 정도를 가면 된다. 1376년 공민왕의 왕사였던 나옹화상이 창건했다.

    정동진역이 세계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철도역이라면, 아마도 해동 용궁사는

     

    세계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사찰일 것이다. 국내 대부분의 절이 산에 있지만 용궁

    사는 특이하게도 바닷가 기암괴석 위에 자리 잡고 있다. 그 까닭에 ‘수당법당’이라고

    도 한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108계단을 딛고 내려가 반원형의 불이문을 지나면 절

     

    마당으로 진입하는 돌다리가 나오는데 이 돌다리 밑으로 동해의 거센 파도가 몰아친다. 바다위에 걸쳐진 다리를 지나 절 속으로 걸어가다 보면 마치 용궁 속으로 들어갈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용궁사는 특히 ‘기도’가 잘 먹히는 절로 알려져 있는데 기도한 사람의 소원 한 가지씩은 꼭 들어준다고 한다.

                                                                                                                                  기아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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