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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 김구 선생 60주기쉼 터/잠깐 쉬며.. 2009. 6. 27. 21:49
‘得樹攀枝未足奇 懸崖撤手丈夫兒’ 가지 잡고 나무 오르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니지만, 천길
벼랑에서 잡은 손을 놓는 것이 가히 대장부다. 백범 김구 선생이 명성황후 시해 용의자인 일본군
중위 쓰치다를 맨손으로 때려죽일 때 생각났던, 송나라 때의 야보도천 선사의 선시(禪詩)다.
선생은 일본군을 죽인 그 자리서 ‘국모의 원수를 갚으려고 이 왜(倭)를 죽였다.는 뜻의 포고문을
쓰고 그 끝에 ‘해주 백운방 기동 김창수(백범의 본명)’라고 서명하여 큰길가벽에 붙이고선 유유히
그곳을 떠났다. 21세 청년 김구의 하늘을 찌르는 대장부 기개라 하겠다. 백범이 서거한 지 어제로
60주기를 맞았다. 다양한 추모행사 중에 창작 판소리 ‘백범 김구’ 발표회가 눈길을 끌었다. 백범의
파란만장한 삶을 총 2부에 걸쳐 100분 분량으로 그려낸 대서사시다. 판소리 제작과 더불어 백범의
일생이 뮤지컬이나 대하 TV드라마화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의 삶과 정신이 국민들에게 더 가
까이서 전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소원은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독립”이라고 했던 백
범은 우리나라가 ‘아름다운 문화국가’가 되길 기원했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
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라고 백범은 역설했다. 민족의 먼 장래까지 생각한 백범의 혜안에 그저 고개가 숙여
진다. 현재 우리 민족은 백범이 그토록 갈망했던 민족통일은 커녕 남북으로 갈린 채 서해상에서 일
촉즉발의 위기 국면까지 연출하고 있다. 남쪽은 이념 갈등으로 분열돼 있고, 북쪽은 식량난 속에서
핵무장과 세습체제 구축에 여념이 없다. 백범 같은 민족의 지도자가 없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다.
김종명~국제신문 수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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