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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자라면 '씨눈'을 탐내라
    건강식/먹거리 건강 2008. 10. 15. 22:39

     

    구수한 단맛과 함께 쫄깃하게 씹히는 옥수수의 제맛은 이맘때가

    지나면 맛보기 힘들다. 옥수수는 기온 30℃를 기준으로 하루만

    방치해도 수확 직후의 단맛이 반 정도까지 떨어져 버린다. 따라서

     

    구입한 그날 먹는 것이 옥수수를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

    이다.‘구슬처럼 생긴 촉나라의 곡물’이라 해서 ‘옥촉서(玉蜀黍)’라

    고도 불리는 옥수수는 남미의 안데스 산맥이 원산지로 알려져 있다.

     

    잉카문명을 일으킨 인디오들에게 옥수수는 단순한 곡식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해발 수천 미터의 산맥 한가운데 태양신전을 비롯

    해 수많은 대건축물을 세우고 1만여 명에 달하는 인구가 자급자족

     

    수 있었던 것은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옥수수가 있었기

    때문이다.과테말라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아스투리어스의 작품

    ‘옥수수 인간’을 보면 중남미 원주민들이 옥수수를 얼마나 신성시

     

    했는지 알 수 있다. 축제가 한창 막바지로 치달을 때면 미녀의 목을 쳐서 옥수수신에게 바치는데, 그 피를 옥

    수수 가루에 반죽하여 모든 사람이 나눠 먹음으로써 신의 은총을 받고자 했다. 또 그들에게 옥수수는 배고픔

    을 채워주는 식량일 뿐만 아니라 만병을 치료해주는 약이기도 해서 옥수수 여신을 의신(醫神)으로 숭배했다.

     

    흔히 옥수수는 여름 한철 군입거리 정도로만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주성분인 탄수화물 외에도 단백

    질과 필수지방산, 비타민 E 등이 풍부하게 함유된 영양식품이다. 우선, 투명하고 탄력있는 피부를 갖고 싶은

    여성이라면 옥수수 씨눈을 꼭 챙겨먹어야 한다. 필수지방산과 비타민 E가 많이 들어 있어서 피부건조와 노화

     

    를 예방하며 습진이 생기지 않게 해준다. 또 비만 때문에 다이어트를 결심한 사람은 옥수수 죽이나 수프를

    이용해본다. 섬유질이 풍부하면서도 칼로리가 낮고 소화흡수가 빨라 다이어트 식품으로 권할 만하다. 무더

    위에 지쳐 입맛을 잃었을 경우엔 밥을 지을 때 옥수수를 넣어 색다른 맛을 내본다. 맛도 맛이지만, 쌀에 부족

     

    한 아미노산인 트레오닌과 페닐알라닌 등이 풍부하므로 균형 잡힌 영양밥으로 그만이다. 맛은 달면서 성질이

    약간 찬 옥수수는 한방에선 약으로도 이용했다. ‘본초강목’을 보면 “옥수수는 속을 편안하게 하므로 위 기능을

    강화하고 소변을 편안히 보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전한다. ‘중약(中藥)대사전’에는 “옥수수는 혈당을 낮춰 당

     

    뇨병 환자에게 효과적이며 혈압과 콜레스테롤 등을 떨어뜨려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적혀 있다.

    이밖에 유즙이 잘 나오지 않을 때나 유선에 단단한 응어리가 생겼을 때도 효과적이며 오한이나 발열을 다스

    리는 효능도 있다.그런데 이러한 효능은 우리가 먹는 옥수수 알갱이보다 쓰레기로 내버리는 수염과 속대하고

     

    관련이 깊다. 조선후기 한의서인 ‘방약합편’엔 “소변이 찔끔거리며 잘 나오지 않을 때 쓰는 이뇨제로 옥수수

    수염이 효과적”이라고 명시했다. 옥수수 수염을 약으로 쓰려면 그늘에서 잘 말린 다음 10~20g을 물 3컵

    함께 약한 불에 반 정도 될 때까지 달인다. 이 물을 하루에 두세 번 나누어 마시면 된다. 옥수수 속대도 옥미

     

    축(玉米軸)이라 해서 물에 달여 먹으면 소변장애를 해소하고 어린아이들의 소화불량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의사·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겸임교수 조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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