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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펜 특허(1943,6/10)쉼 터/토막 상식 2010. 6. 9. 21:53
헝가리 신문기자였던 라즐로 비로는 만년필이 영 못마땅했다. 기사를 쓸 때면 손에 잉크가 묻거나
얼룩지는 경우가 많았고, 자주 잉크를 채워 넣어야 했다. 또 날카로운 펜촉에 원고지가 심심찮게
찢어지곤 했다. 불편함에 고민하던 비로는 신문 인쇄용 잉크가 금방 마른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하지만 신문 인쇄용 잉크를 만년필에 사용해보니 농도가 너무 진해 펜촉에 흘러나오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비로는 화학자인 동생 게오르그의 도움을 받아 튜브 끝에 작은 금속 알을 붙인 새로운
볼펜을 만들었다. 비로가 볼펜을 만든 때는 1938년이었다. 하지만 이에 앞서 1888년 존 라우드라는
미국인 가죽업자가 똑 같은 아이디어의 펜을 만들어 특허를 낸 바 있었다. 그는 가죽에 표시하는
용도로 볼펜을 개발했지만 제품화하지는 못했다. 그 뒤 50년 동안 사장되었던 볼펜은 비로에 의해
재탄생하게 되었다. 유대인이었던 비로는 2차 세계대전을 피해 아르헨티나로 이주했다. 그곳에서
1943년 6월 10일 볼펜 특허를 취득했다. 높은 고도에서도 잉크가 새지 않아 큰 호응을 얻었다.
곧이어 특허권은 미국의 에버샤프사로 넘어갔으나 사업은 오히려 특허를 도용한 밀턴레이놀즈의
회사가 대박을 터뜨렸다. 두 회사 사이에 특허분쟁과 과열경쟁이 이어졌고 결국 모두 파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대신 틈새를 차지한 것이 프랑스의 빅(Bic)사다. 빅사는 1949년 처음 볼펜을 생산한
이래 볼펜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다 쓰고 나면 버리는 값싼 1회용품 빅 볼펜은 매일 2천만 개 넘게
팔려나간다. 국내에는 해방 후 미군에 의해 볼펜이 소개되었고, 1963년 국산 모나미 볼펜이 출시되면서
대중화되었다.
정광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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