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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 두바이쉼 터/잠깐 쉬며.. 2009. 8. 31. 17:10
서남아시아 페르시아만의 작은 나라 아랍에미리트는 아부다비, 두바이, 샤르쟈, 후자이라, 아즈만, 움 알콰인, 라스 알하이마 등
이름도 생소한 7개의 토후국으로 구성된 연합공화국이다. 이전에는 농업과 유목민, 일부지만 진주 잡이로 인한 부의 근원지로도
알려진 이곳은 해적의 요충지로도 유명하였다. 1970년대 방대한 검은 진주라 불리는 석유를 발견한 후, 세계에서 국민소득이
가장 높은 나라가 됐다. 교육과 보건위생 등을 무료로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지상의 낙원으로 불려진다. 세계에서 유일한 7성급
호텔과 즐비하게 늘어선 첨단 건물이 돋보이는 아랍에미리트는 광활한 불모의 사막을새로운 파라다이스로 가꾸어 놓은, 가히
세계 최고의 휴양지라 할 수 있다.
♣ 세계의 자동차 전시장, 두바이
1980년 두바이를 처음 방문했을 때 그들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음을 피부로 느꼈었다. 일찍이 해양 기술과 뱃길이 발전된 두바이의
운하에는 아프리카에서 상아와 목재를 가득 싣고 온 배와 인근 아랍국가에서 만든 페르시아 카펫 등 진귀한 물품들이 서로 물물교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특히 나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우리나라의 국민차인 중고 자동차가 상아와 비싼값에 교환되는 것이었다.
그로부터 26년이 지나 두바이를 다시 찾았다. 기도소리를 알리는 ‘미너렛’은 하루에 5번씩 여전히 울리고, 그들의 전통적인 수상택시
역시 운하를 여전히 다니고 있었다. 그런데 놀란 것은 수상택시가 날렵한 이태리제로 모두 바뀌어 있었던 것. 특히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작품 전시장같이 쭉쭉 뻗은 건물 사이로 난 도로 위에는 세계의 명차란 명차는 다 모여 있는 듯 했다. 생전 처음 본 별 희한하게 생긴
리무진을 비롯하여, 그들이 유난히 좋아하는 황금으로 치장한 자동차들, 차안의 액세서리를 금으로 도색한 차들까지 돌아다녔다.
마치 미래의 도시에 와 있는 듯한 기분마저 들었다. 세계의 자동차 전시장이 되어 수백 종의 차들이 서로 섞여 다니는 도로 위에서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이 있었다. 차도르를 입고 머리에는 선글라스를 걸친, 눈이 파란 중동의 여인.그녀가 타고 있는 흰색 오피러스를
보는 순간 가슴이 뭉클해졌다. 우리나라의 멋진 차, 오피러스가 세계의 명차들과 함께 어울려 다닌다는 사실이 너무나 자랑스러웠다.
몇 년 후 이곳을 다시 방문할 때에는 두바이의 모든 도로가 우리나라 자동차로 가득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지독한 교통체증, 대중교통은 열악
두바이는 지금 교통지옥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교통문제가 야기된 것은 대규모로 진행된 도시건설에서 도로의 사정과
그들의 지역적 특성을 간과한 탓이 아닐까 싶다. 50도가 넘는 이곳의 무더운 사막 날씨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보다는
승용차를 선호하게 만드는 데도 그 이유가 있겠다. 또 전 세계의 기업들이 두바이드림을 외치며 수많은 근무자들을 상주
시키고, 몰려드는 관광객들은 대중교통이 열악하기 때문에 당연히 렌트카를 이용한다. 더군다나 두바이의 동쪽은 구시가
지로 주택지역이고, 서쪽은 사무실이 밀집된 신도시인데 이 두 지역을 연결해주는 것은 알막통, 알까운드 등의 다리 두 곳과
해저터널 한 곳뿐이니 출퇴근시간은 물론 온종일 교통체증을 겪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 강한 차만이 살아남는 사막 사파리와 사막 도로
시원하게 뚫린 고속도로를 지나 사막으로 차가 들어서면 타이어 바람을 20%가량을 빼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모두 세계
각국에서 모인 사막 드라이브를 즐길 체험객들이다. 세계 각국의 4W 드라이브의 SUV차들. 얼마나 빨리 모래등성을 지그
재그로 뒤집히지 않고 달리는지 스릴감을 즐기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이 무리의 리더 차는 모래 언덕과 장애물을
아슬아슬하게 피하면서 선두에 서고, 뒤를 따르는 차는 선두 차의 바퀴 자국에 자신의 차 타이어를 맞추며 금방이라도 뒤집힐
것 같은 순간을 넘긴다. 이러한 한 번의 레이스가 끝나고 나면 뒤집힌 차를 비롯하여 낙오된 차, 가열되어 엔진에 무리가 온
차량들을 뒤로 하고 다시 팀을 구성하여 2차 레이스가 시작된다. 몇 번의 사막 레이스. 강한 차만 살아남아 연기를 풀풀 품으며
도착되는 오아시스에는 몇 백대의 차가 일렬 주차된다. 보닛을 열고 열을 식히는 장면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다.
♣ 운전자 스스로 신경써야 할 일이 많은 나라
대중 교통수단으로는 미니버스가 대도시 사이를 운행한다. 만석이 될 때마다 15~20분 간격으로 출발하는데, 주로 남자
노동자들이 많이 타기 때문에 여자 혼자서 여행을 할 때는 불편할 수도 있다. 이곳 사람들은 대부분 사륜구동 자동차를 선호
하는 편인데, 사막을 탐험하거나 캠핑또는 레크레이션 용도로 쓰기 위해서다. 정기적으로 세차를 해줘야 하기 때문에,
이곳에는 세차장이 노동자의 수만큼이나 많다. 매일 세차를 하더라도 한 달에 약 3만 원 정도밖에 들지 않을 정도로 매우
저렴한 편이다. 도심을 벗어날 때에는 기름을 채우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대도시를 벗어나면 주유소를 발견하기 어렵고,
밤중에는 거의 문을 닫기 때문이다.
아랍에미리트의 차들은 대개가 흰색이 많다. 아무래도 날씨가 덥기 때문에 흰색이 시원하게 보인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속도 제한이나 운전법규가 정착되지 못해 교통체증으로 붐비는 다운타운 지역에서는 사고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특히 안전운전이 요구된다.
기아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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