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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리지의 생존 법칙쉼 터/토막 상식 2009. 7. 9. 19:50
두 나무가 서로 가까운 곳에 뿌리를 내렸다고 생각해 보자. 어느 날 문득 고개를 들어
보니, 혼자 자라도 모자랄 공간에 다른 나무가 떡 하니 들어와 있는 거다. 그렇게 가까
이 있는 채로 줄곧 자라다 보면 한 그루는 죽을 수밖에 없다. 한 나무 분량밖에 안 되는
영양분과 햇볕을 두 나무가 서로 나누어 같다 보니, 적자생존 법칙에 따라 약한 놈이
죽게 되는 거다. 어떨 때는 두 나무가 한꺼번에 병들어 죽기도 한다. 저희끼리 서로
살겠다고 치고받고 싸우다가, 끝내 두 놈 다 병충해를 이겨내지 못하고 시들어 버린다.
그런데 나무란 놈은 참 똑똑해서, 그렇게 되기 전에 거의 모두 서로 뜻을 합친다. 한
쪽이 병들어 죽기 전에 서로 붙어 한 몸이 되어서는, 혼자였을 때보다 훨씬 더 커다란
나무로 자라나는 거다. 몸집이 더 커지다 보니, 뻗어 갈 수 있는 가지 수도 늘어나고,
그만큼 병충해 같은 외부 재해에 강해진다. 이런 연리지 현상이 참 신기한 것은 합쳐지
기 전의 성격과 기질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흰 꽃을 피웠던 가지
엔 흰 꽃이, 붉은 꽃을 피웠던 가지엔 붉은 꽃이 그대로 피어난다. 그렇게 서로 다른
특성이 있으면서도 어떻게 한 몸을 이루면서 살 수 있는지. 불과 물처럼 제각각인 나무
들이, 일단 한 몸이 되면 서로 개성을 인정하고 조화롭게 사는 모습에 절로 탄성이 나
온다.
출처~ 세스파트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