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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천과 수주팔봉
    일탈/가보고 싶은 곳 2008. 10. 21. 10:26

     달래강은 속리산에서 발원해 굽이굽이 삼백리 길을 휘감아 흐르다 충청북도 충주

    탄금대에서 남한강과 합류하는 작은 하천이다. 달천이라고도 불리는 달래강은

    물맛이 달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과거 수달이 적지않게 서식했다고 알려진

     

    달래강은 맑고 투명한데다 맛 또한 청량하고 미묘해 조선시대부터 "우리나라 물

    맛은 충주 달천수가 으뜸이며, 오대산 우통수가 두 번째, 속리산 삼타수가 세 번

    째로 좋다"는 말이 전해질 정도다. 이처럼 달래강은 최고의 물로 꼽는데 주저하

     

    않았으며, 지금도 충주 시민들의 식수로 이용될 만큼 깨끗한 수질을 자랑한다.

    속리산 계곡의 물을 모아 화양구곡에서 절경을 만들어낸 달래강은 충주시 남

    에서 수주팔봉과 어우러지며 또 하나의 풍경화를 그려낸다. 충주에서 수안보온천

     

    을 잇는 3번 국도의 달래강을 가로지르는 노루목다리를 건너자마자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강변 길을 따라가면 마치 병풍처럼 작은 산이 시야를 가로막는다.

    수주팔봉이다. 충주시 살미면 향산리와 이류면 문주리에 걸쳐 누워있는 해발 493m

     

    높지 않은 산이다. 강원도 홍천의 팔봉산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기암절벽과 송림

    이 어우러진 자태는 발길을 쉽게 허락하지 않을 듯 자못 위압적이다. 등산로는 9㎞

    정도로 짧은 대신 송곳바위·칼바위·중바위 등 앙칼지게 솟아오른 바위가 만만치않은

     

    산행을 예고한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수주팔봉의 속살을 만나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

    싶다. 반대로 풍경만을 감상하는 것으로 만족하려면 수주마을에서 바라보는 것이 좋

    다. 강 언덕에 가만히 앉으면 속리산에서 쉼없이 달려온 강물이 산 허리에 기댄 채 길

     

    게 누워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자갈로 뒤덮인 강변은 지난 여름 피

    서객이 한바탕 소동으로 몸살을 앓았으련만 언제 그랬냐는 듯 강물과 소근소근 속

    이며 따사로운 가을 햇살을 즐기고 있다. 여기에 넓은 파라솔 아래에서 낚싯대를 드리

     

    운 태공의 한가로움까지 더해지니 자연과 인간의 멋진 조화가 시간의 흐름조차 세워

    놓은 듯하다.모든 것이 멈춰선 듯하고,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강변에는 그러나 훼방꾼

    이 숨어 있다. 건너편 마을에서 흘러드는 개울이 만들어낸 작은 폭포다. 채 10m도 되

     

    지 않는 작은 폭포는 칼처럼 솟아오른 바위 사이로 끊임없이 떨어지며 정적을 깨뜨리

    고 있다. 최근 비가 내리지 않아 수량이 얼마 되지 않음에도 우렁찬 소리를 내는데,

    큰 비 후 20m 남짓의 바위 사이를 가득 메우며 물이 쏟아진다면 어느 정도일까다. 상

     

    상만 해도 그 웅장함에 기가 질릴 지경이다. 그런데 이 폭포는 사람의 손으로 만들었

    다고 한다. 일제 강점기 때 달래강과 개울을 가로막았던 바위를 무너뜨리고, 멀리 돌

    아 흐르던 개울의 방향을 틀었던 것이다. 바위에 남아있는 생채기만 애써 무시한다면

     

    제법 운치 가득한 풍경이어서 아쉬움을 상쇄하는 듯하다. 수주팔봉을 지난 달래강은

    남한강으로 흘러들기 직전 탄금대라는 또다른 걸작을 만들어놓았다. 탄금대는 1400

    여년 전 가야국의 악사 우륵이 신라에 귀화한 후 은거하면서 가야금을 연주하던 곳이

     

    다. 그가 언덕 위 큰 바위에 앉아 연주하면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고, 주변에

    부락을 이뤘다고 전해지면서 탄금대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됐다. 탄금대는 또 임진

    왜란 당시 신립 장군이 밀려드는 왜군을 막기 위해 8000여 명의 군인과 함께 배수의

     

    진을 치고 결사항전했으나 전멸당했던 상처를 안고 있는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지금은 아담한 공원으로 꾸며져 시민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휴식처가 됐다. 잘 정돈

    된 산책로를 따라 50여 점의 조각 작품이 들어서 있을 뿐 아니라 공원 내에 자리한 충

     

    주문화원이 시민을 대상으로 무료 가야금 교실을 운영중이다. 또 공원 뒷편 강변 언덕

    에 남한강과 달래강의 파노라마처럼 펼치는 풍경을 감상하는 탄금정과 충주의 역사

    를 예찬하고 미래를 열어갈 교훈을 담은 육당 최남선의 '탄금대기'를 새긴 비석이 나

    란히 서 있어 운치를 더한다.


    ☞ 충주와 수안보온천단지에 호텔과 콘도미니엄 등 숙박업소가 많다.

     

    특히 소망석이라 불리는 바위가 볼만한데 이 바위는 둘레 9.9m, 높이 3.5m,

    무게 28톤의 백색 화강암으로 윗부분에 큰 구멍이 뚫려 있다. 마치 조각 작

    품을 연상시키지만 원래 충주댐 건설 당시 앙성면 조천리 남한강 수심 2m 지

     

    점에서 발견된 자연석이다. 중원군(당시)에서 보관 중 도난당했고, 이후 5

    국 시절 유력 정인의 정원석으로 팔려갈 뻔하다 중원군으로 되돌아온

    연을 간직하고 있다. 억겁의 세월 동안 강물이 만들어놓은 기하학적인 형태와

    구멍이 신비롭기만 하다.

                                                                           출처 ~ 마이프라이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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