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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를 심하게 고는 사람은 종종 다른 사람들의 농담의 대상이나 조롱거리가 되곤 하지만 코골이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심한 코골이는 수면 중 호흡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다. 코골이는 수면 중 호흡을 할 때 기도가 충분히 열리지 않아 좁은
수면무호흡이 있는 사람은 수면 중에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서 체내 산소가 부족해지고 잠의 질이 나빠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낮에 졸리고 고혈압, 심장 기능부전(heart failure), 뇌졸중, 심근경색증 등으로 발전할 수 있다.
코를 심하게 고는 사람을 지켜보고 있으면 갑자기 코골이가 없어졌다가 헐떡거리는소리를 내면서 호흡이 자주 끊어지는 현상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수면무호흡이다.
어떤 사람은 총 수면시간 중 4분의 3 이상 숨을 안 쉬기도 한다. 이렇게 힘든 잠을
자고 나면 다음 날 낮에 매우 졸리고 피곤해서 직장일은 물론 일상생활조차 어려워
진다.수면무호흡이 있는 사람은 일하는 중이나 운전 중에 갑자기 잠에 빠져들며,
집중을 잘하지 못하고 기억력이 나빠진다. 짜증을 잘 내고 불안과 우울증이 나타나며
때로 불면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수면 중에 자주 깨고 숨이 차서 헐떡거리며 자다가
심하게 몸부림친다. 아침에 두통을 호소하고, 성욕이 감퇴하며, 발기 장애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코골이 자체는 심각한 질환이 아니다. 하지만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홍승봉 교수는“습관성 코골이는 고혈압, 허혈성 심장병, 뇌졸중 등을 일으키는 인자가 될 수도
있으며 수면무호흡증으로 발전하기도 하므로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보통은 수면 중에 호흡근을 포함하여 모든 근육이 이완되는데, 간혹 수면
중에 인후 근육이 너무 쳐져서 호흡하기 힘든 경우가 있다. 또한 수면 중 근육의 이완
정도는 정상이지만 목구멍이 다른 사람에 비하여 좁거나, 뇌의 호흡 중추에서 호흡
신호를 보내지 않아서 잠깐씩 호흡이 정지하기도 한다. 수면무호흡은 한동안 숨이
막혀 캑캑거리다가 한계점이 지나면 ‘푸~’ 하고 숨을 몰아 쉬는 증상을 말한다.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거나 50% 이상 호흡량이 줄어든 횟수가 수면 시간당 5회 이상이면
수면무호흡으로 진단하고 30회 이상이면 매우 심각한 수면무호흡증이라고 할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의 특징적인 증상은 요란한 코골이, 심한 졸음, 잠을 자도 잔 것 같지 않은 피로감, 기억력과 집중력의 저하 등이다.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지 않으면 심장과 폐에
이상을 초래하여 부정맥, 심근경색, 고혈압 등을 일으킬 수 있으며 돌연사를 초래할 수 있다. 어린아이 중에도 어른 이상으로 코를 골거나 수면무호흡 증세를 나타내는 경우가 있다. 다만 어린아이는 어른과 달리 목 부분의 편도 조직이 커서 숨길을 막는 것이 원인
인 경우가 많다. 어린아이인 경우에도 수면무호흡이 계속되면 폐, 심장에 무리를 줄 뿐 아니라 낮에 졸리고 행동이 느려지며 학습장애가 올 수 있다. 또한 성장호르몬 분비가
떨어져서 체격이 나이에 비해 왜소하거나, 앞니가 튀어나와 치아 교정이 필요한 경우가 있으므로 코골이가 심하면 병원에 데려가는 게 좋다.
심한 코골이나 수면무호흡 증상은 생활습관만 조금 바꿔도 눈에 띄게 개선할 수 있다.무엇보다 체중을 줄이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다. 비만인 사람은 체중을 10% 줄이면 수면무호흡이 50% 이상 개선된다. 술도 줄여야 한다. 특히 취침하기 3시간 이내에는
음주를 삼간다. 술을 마시면 수면 중에 호흡이 억제되어 수면무호흡이 악화하고, 단순
코골이도 수면무호흡으로 만든다. 따라서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가장 좋고, 할 수 없이 마셔야 하는 경우에는 폭음을 하지 말고 취침하기 3시간 전에 끝내야 한다.
간혹 숙면을 하지 못한다고 수면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절대 해선 안 된다. 수면무호흡이 심한 사람이 수면제를 복용하면 수면 중에 뇌졸중, 심근경색증 등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밖에도 모든 종류의 약을 조심해야 한다. 두통, 불안증, 기타 증상으로 사용하는 약들은 수면과 호흡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옆으로 누워서 자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연구 결과 옆으로 누우면 수면무호흡이 없어지거나 많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옆으로 자는 게 힘들면 등 뒤에 베개를 두고 자거나 잠옷의 등쪽에 테니스
공을 꿰매서 입고 자는 방법도 있다.
지속적 상기도 양압술(CPAP:continuous positive airway pressure)수면무호흡에서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취침할 때 코에 공기 마스크를 쓰고 자는
것이다. 마스크를 통해 압력이 높은 공기가 코를 거쳐 폐로 들어가, 수면 중에 무호흡이 발생하지 않게 한다.
구강 내 기구(oral appliance)잘 때 입에 끼고 자는 기구로, 아래턱을 앞으로 당겨서 상기도를 넓히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무호흡 환자에서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며 일부 환자에서는 오히려 악화를
초래하기도 하고, 장기간 사용하면 턱관절, 치열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기적
으로 치과 진찰을 받아야 하는 단점이 있다.
상기도 수술편도선, 아데노이드가 너무 크거나 콧속에 용종이 있거나 턱이나 연구개가 기형인
경우 수술이 필요하다. 또 뚜렷한 구조적인 이상이 없이 비만 등으로 인해 수면
무호흡이 발생한 경우에도 약 50%에서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수면
무호흡이 매우 심한 사람은 수술 성공률이 낮고, 일부 환자는 수술 후 콧소리가
난다거나 물을 마실 때 코로 넘어가는 부작용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준규 경향신문 의학전문기자, ~ 뉴스메이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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