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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강 맑은 물에서 건져 올린 맛
    일탈/가보고 싶은 곳 2009. 7. 14. 10:32

     

     

    금강(錦江). ‘비단강’이라는 뜻이다. 강의 모양새와 강 주위에 깃든 풍경이 아름다

    워 붙여진 이름이다. 한강, 낙동강, 영산강과 함께 한국 4대 강 중의 하나지만 금강은

    우리에게 그다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공주와 부여, 대청호 주변 등은 잘 알려져 있

     

    지만 상류지역은 잘 모른다. 그런 까닭인지 금강은 아직도 때묻지 않은 모습을 간직하

    고 있다. 전북 장수 뜬봉샘에서 발원한 금강은 무주에서 진안천, 적상천, 남대천과 몸

    을 합하고 금산 제원면에 이르러 제법 큰 강줄기로 변한다. 그리고 충북 영동을 지난

     

    후 대청호에 잠시 머물렀다가 공주와 부여를 지나 군산으로 빠져나간다. 길이는 천리길

    인 401km다. 금강 상류는 강원도의 풍광과 비슷하다. 추부와 금산을 잇는 17번 국도가

    4차선으로 확장됐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옛 모습이 남아있다. 소를 끌고 쟁기질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기암절벽 사이로 물길이 휘돌아가는 비경도 있다. 금산이 그런 곳

    이다. 금산에는 볼거리가 많다. 숲길이 아름다운 보석사도 있고 산꽃마을로 이름이 알

    려진 보광리, 상곡리가 있다. 무주로 벋는 37호선을 타고 가다 부리면에 이르면 드라마

     

    <대장금> 세트장도 지어놓았다. 적벽강도 빼놓을 수 없다. 적벽강은 붉은 빛을 띠는 기

    암이다. 높이가 30~40m는 족히 될 듯하다. 금산 제원면 용화리에 시탕뿌리라는 곳이 있

    다. 무주에서 내려온 물줄기가 금산으로 휘어드는 금강 상류의 강마을이다. 시탕뿌리는

     

    ‘세 탕째 부리는 곳’이라는 뜻. 강 건너 영동 쪽에서 지웃재를 넘어오는 나무꾼들이

    이 시탕뿌리 나루를 건너와 세 번째로 쉬어가던 곳이란다. 이제 나루터는 없어지고 용

    화리 끝머리 마달피 관광농원에서 길이 끊겨 더 이상 들어갈 수 없게 됐다.


    용화리 풍경은 평화롭다. 완만한 산줄기로 꼬리를 감추는 강줄기. 강자갈은 초여름 햇

    살을 담고 반짝인다. 옥색 강물도 바람에 풀어져 부드러운 잔물결을 만들어낸다. 용화

    리에는 모두 30여호가 산다. 옛날 용화리 일대는 금산과 영동을 잇는 교통 요충지였다.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넌 뒤 산을 넘어 영동과 양산으로 나다녔다. 시탕뿌리 일대는 아

    직도 오염을 모르는 청정지역이어서 반딧불이가 서식한다. 용화리에서 만난 한 어부는

    “여름이면 마치 크리스마스 트리에 꼬마전구를 붙여놓은 것처럼 반딧불이 반짝거린다.

     

    고 자랑했다. 그의 말처럼 강바닥은 유리처럼 환히 비친다. 강바닥의 돌들을 하나씩 셀

    수 있을 정도다. 그리고 이 깨끗한 곳에서 자라는 물고기로 만든 음식이 있으니 바로

    ‘어죽’(魚粥)이다.

     

    어죽은 물고기를 푹 고아 만든 음식이다. 민물

    고기를 푹 삶아 으깨서 체에 내린 국물에 쌀과

    수제비, 인삼을 넣고 고춧가루와 고추장, 갖은

     

    양념으로 끊여낸다. 예전에는 강가나 갯가를

    낀 동네에서는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이었지

    만 지금은 거의 사라졌다. 충남 금산과 무주,

     

    단양 등 몇 곳에서만 맛볼 수 있다. 몸과 마음

    이 지친 여름에 보양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어죽은 칼칼하고 맵다. 하지만 부드럽고 개운

     

    한 맛도 지니고 있다. 여성들이 먹기에도 무난

    하다. 입맛을 돋우기 위해 빙어튀김이 먼저 나

    오기도 하는데 빙어의 고소한 맛과 어우러져 묘

     

    한 조화를 이룬다. 최근에는 특산품인 인삼을

    넣고 어죽을 끓여내는 곳도 있다. 생선의 비린

    내를 인삼으로 잡아내고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인삼 맛이 나는 건 아니다. 생선을 푹

     

    고아 갈아서 걸러낸 것으로 죽을 쑨 것이 어죽이니만큼 생선 맛이 나야 어죽인 것.

    거기에 인삼이 들어가서 맛이 깊어진다고나 할까. 어죽과 궁합이 잘 맞는 음식이 ‘도

    리뱅뱅이’다. 약간 우스운 이름이지만 음식을 보면 입에 침이 절로 고인다. 금방 잡

     

    아 올린 싱싱한 빙어, 피라미 등의 민물고기를 고추장 양념을 바르고 프라이팬에 튀긴

    것이다. 도리뱅뱅이의 재료가 되는 물고기는 몸길이가 8~12cm 정도로 작아 한 마리씩

    통째로 먹을 수 있다. 도리뱅뱅이라는 재미있는 이름은 프라이팬에 뱅뱅 돌려진 모양

     

    새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도리뱅뱅이는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비위가 약해 민물고기

    를 못 먹는 사람도 즐길 수 있다. 피라미에 양념고추장을 듬뿍 발라서 바짝 튀겨내기

    때문에 민물고기 특유의 비린내가 느껴지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마치 스낵을 먹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어쨌든 피라미가 파삭파삭 입속에서 부서지는 느낌은 다른 어

    떤 음식과도 비교할 수 없다. 물고기를 튀긴 뒤 초장을 뿌린 다음 생삼, 당근를 썰어

    만든 채를 돌려 담아낸다. 도리뱅뱅이 대신 모래무지를 튀겨내는 것은 ‘마주바’라고

     

    한다. 맛이 고소해 술안주로도 좋다. 어죽을 시켜놓고 기다리는 동안 입이 심심할 때

    도리뱅뱅이를 먹는 것이 두 가지를 맛있게 즐기는 방법이다. 정겨운 우리네 강마을 풍

    경을 간직한 금산. 아직도 옥색 맑은 물이 흘러내리는 그곳에 추억 속의 맛이 그대로

    살아있다.

        

     

    떠나기 전에 체크! 중부고속도로, 대전~통영 고속도로를 타

    고 간다. 금산IC로 나와 국도 37호선을 타면 금산이다. 시탕

    뿌리에선 시탕뿌리식당(041-751-1456)이 어죽을 잘 한다. 주

     

    인이 직접 강에서 고기를 잡아다 어죽을 쑨다. 천내강변에

    있는 원골식당(041-752-2638) 역시 이름난 어죽전문점. 수제

    비를 넣고 어죽을 끓인다. 어죽 4천 원, 도리뱅뱅이와 마주

     

    바는 1만 원. 매운탕은 4만~5만 원, 메기탕은 2만~3만 원,

    잡고기매운탕은 2만~3만 원이다. 금강 상류에서는 떨어져 있

    지만 금산의 복수 일대는 한우마을로 유명하다. 금산읍내에

     

    서 20분 거리. 한우집 10여 곳이 몰려 있다. 수령 700년의 느티나무가 있는 복수한우

    집(041-753-2059)은 금산군이 향토음식점 1호로 선정한 곳이다. 추부 3거리에서 우회전

    하면 시장통 3거리에 ‘마전인삼추어탕(041-752-5049)’이 있다. 수십년째 인삼추어탕

     

    만 내놓고 있다. 쌉쌀한 맛의 여운이 남는다. 7천 원. 시탕뿌리와 금강변에는 금강모

    텔(041-754-1622)과 약수모텔(041-754-7622) 등이 있다. 금산읍내의 금산인삼호텔

    (041-751-6200)은 가을까지 숙박료를 20% 할인한다. 숙박료 4만 원.

                                                                         기아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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