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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 길들이는 식이섬유건 강/건강 정보 2009. 12. 19. 21:46
식이섬유는 체내에서 소화도 되지 않고 흡수도 되지 않는 물질입니다.
그러나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성분입니다.
식이섬유는 물리화학적 성질에 따라 크게 수용성과 불용성으로 나뉩니다.
불용성 식이섬유는 셀룰로오스(cellulose), 헤미셀룰로오스(hemicellulose) 그리고
리그닌(lignin) 등으로 주로 식물세포의 구성성분에 해당되며, 수용성 식이섬유는
과실류의 펙틴(pectin), 식물성 검류(gum), 해조류의 다당류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 대장 건강 책임지는 파수꾼
식이섬유에 대한 초기의 정의는 사람의 소장 내 소화효소에 의해 소화될 수 없는 식물성 다당류와 리그닌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생물공학적인 방법에 의해 생산되는 저분자량의 수용성 식이섬유가 식품제조에 널리 쓰이고 있는데,
이들은 소화관 내에서 효소에 의해 소화도 되고 미생물에 의해 발효가 되어 1g당 약 3kcal 정도의 열량을 내기도 합니다.
식이섬유는 에너지를 거의 공급하지 못하고 또 체내의 구성성분이 되지도 못하지만, 우리 몸에서 중요하고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식이섬유의 첫 번째 기능은 대장 건강을 좋게 유지하는 것입니다. 식이섬유는 대변의 양을 증가시키고
배변 속도를 빠르게 합니다. 식이섬유 섭취가 적을 경우 대변은 단단해지고 부피가 작아져서 변비를 일으키고 대장게실이나
맹장염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변비를 예방하기 위해 식이섬유를 섭취할 때는 두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하나는 섭취하는 식이섬유의 종류가 물을 많이 머금을 수 있는 함수성이 좋은 것이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콩나물,
고사리, 부추, 옥수수, 많이 익은 김치 같은 함수성이 낮은 리그닌 계통의 식이섬유는 질기고 거칠기만 할 뿐 변비
예방효과가 별로 없습니다. 반면 양상추·당근·오이·브로콜리·양배추 등 주로 샐러드에 많이 들어가는 잎이 많은 채소류는
함수성이 풍부한 헤미셀룰로오스계 식이섬유입니다. 자신의 무게보다 거의 30~40배나 많은 수분을 흡수하기 때문에
대변의 부피를 증가시켜 배변을 원활하게 합니다. 따라서 입 안에서 씹을 때 물기가 질겅질겅 느껴지는 채소류를 고르는
것이 변비를 예방하는 섬유질 섭취의 요령입니다. 두 번째 원칙은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할 때는 물도 함께 많이 마셔야
변비치료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것입니다.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하고 물을 적게 마시는 경우 오히려 대변이 딱딱해지고
심하면 장이 막히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에 충분한 수분 섭취가 중요합니다. 최근에는 식이섬유가 대장의 대표적인 기능성
질환으로 알려진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증상 완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논문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감기 다음으로
흔하며 유전자와 생명복제로 떠들썩한 첨단과학시대에도 속 시원한 치료법이 없는 질환이 바로 과민성 대장증후군입니다.
키나 체중, 피부색처럼 타고난 체질에서 비롯되는 이 질환은 복통과 함께 설사와 변비가 교대로 나타나 일상생활에 많은
불편을 초래합니다. 완치는 어렵지만 조절은 가능하며 주로 스트레스의 조절과 기름진 음식, 과음을 피하는 방법을
의사들은 권유합니다. 지금까지의 상식으로는 식이섬유가 장벽을 자극해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악화시킨다고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비롯한 위장관 운동장애 분야의 치료에서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 존스홉킨스병원 소화기내과 주임교수 마빈 슈스터 박사에 의하면, 식이섬유 섭취량을 소량에서 서서히 늘려 가면
과민성 대장증상에 도움이 되며 식이섬유가 과민한 장벽을 길들일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는 것입니다.
♣ 비만도 및 콜레스테롤 낮추는 데 좋아
식이섬유의 두 번째 중요한 기능은 비만·당뇨·이상지질혈증 같은 생활습관병(성인병)에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우선 식이섬유 자체가 열량이 거의 없고 부피가 커서 포만감을 오래 지속시켜 주기 때문에, 비만인 사람들에겐 식이
섬유의 충분한 섭취가 열량이 많은 다른 종류의 음식을 적게 섭취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위장관 내에서
포도당의 흡수를 지연시켜 당뇨환자의 혈당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며, 콜레스테롤 같은 영양물질들의 흡수를 방해하여
콜레스테롤이 높은 환자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 대장암 발생 줄이는 데도 한몫
식이섬유의 세 번째 기능은 몸속으로 들어온 여러 가지 발암물질이나 독성물질들을 희석하거나 이들의 흡수를 방해하는
작용입니다. 대변이 대장에 오래 머물게 되면 여러 가지 발암물질과 독성물질들이 대장의 점막과 접촉하는 시간이 길어져
대장점막을 자극합니다. 식이섬유와 수분의 충분한 섭취는 발암물질과 독성물질의 농도를 희석시키고 이들이 대장점막과
접촉하는 시간을 줄여 줍니다. 아프리카 원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대장암 연구 보고를 보면 이들에게는 대장암이나 직장
암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활발한 운동량과 그들이 섭취하는 음식이 하루에 40~150g 정도의 많은
식이섬유를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결국 충분한 식이섬유의 섭취는 대장용종이나 대장암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줍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식이섬유 섭취 상태는 어떨까요? 국민건강 영양조사에 의하면 한국인의
식이섬유 섭취량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적습니다. 현재 하루 권장 식이섬유의 양은 20~25g
정도입니다. 그런데 한 조사에서 한국 대학생의 하루 식이섬유 섭취량은 15.2~20g 정도였고, 특히 청소년은 10g 정도로
권장량의 반도 미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자라나는 아동과 청소년 그리고 젊은 성인의 경우에는 식단에서 식이
섬유 섭취를 조금 더 늘리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많이 먹으면 칼슘·아연 섭취 방해
그러나 식이섬유의 섭취가 많을수록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지나친 섭취는 위 점막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위염이나 위궤양 등의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고사리나 열무김치 줄기 같은 너무 거친 식이섬유는 위벽의 상처를 악화
시킬 수 있으므로 삶은 양배추·브로콜리 등과 같이 부드러운 식이섬유가 들어 있는 채소를 섭취해야 합니다. 또한 과량의
식이섬유는 칼슘·철분·구리·아연과 같은 중요한 영양소의 흡수를 방해하여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칼슘은
한국인에게 가장 부족한 영양소입니다. 우유 섭취가 부족하고 짜게 먹는 식습관 때문입니다. 칼슘은 뼈 건강뿐만 아니라
불안정한 혈압·신경과민·대장폴립·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에 도움이 되는 성분인데, 지나친 식이섬유의 섭취가 칼슘의
흡수를 방해합니다. 아연 또한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 되는 성분입니다. 아연은 아이들의 키가 크는 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면역기능을 높여 바이러스 감염을 줄여 주고 다양한 피부질환을 완화시키고 남성의 정자활동에도 중요한 성분
입니다. 이들 무기질은 지나친 식물성 식이섬유의 섭취로 결핍될 수 있으므로, 식사량이 적은 성인이나 어린이의 경우
반드시 적절한 단백질 식품의 보충이 있어야 합니다. 칼슘은 저지방 우유·저지방 요구르트· 순두부·뱅어포 등에 풍부하며,
아연은 쇠고기와 같은 육류, 생선·굴·게·새우와 같은 어패류에 풍부합니다. 이들 식품과 함께 식이섬유를 섭취하면 균형
잡힌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여에스더(에스더클리닉원장, 서울대 가정의학과 초빙교수), 사진/윤학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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