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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자동차 문화~ 말레이시아

산들바람5866 2009. 9. 16. 20:03

 

 

쿠알라룸푸르 공항에 내려서자 후끈한 열기가 덮쳤다. 2001년 이후 두 번째 방문. 하지만 말레이시아는 눈에 띄게 변해

있었다. 아마도 말레이시아를 처음 방문한 사람들은 다소 당황할 수도 있다. 우리가 동남아시아 국가들에게 가지고 있는

편견이 깨지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는 저개발국가가 아니다. 수도인 쿠알라룸푸르에는 초고층의 현대식 건물이 즐비하다.

 

그리고 말레이계, 중국계, 인도계 등 아시아인들과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거리는 붐빈다. 2,300만의 말레이시아

인구 중 절반이상이 인도네시아에서 건너온 말레이 인종이고 600만 정도는 중국계 그리고 200만 정도의 인도계와 같은

비율의 원주민들이 한 국가 한 국민으로 공존하고 있다. 사람들의 복장도 인종만큼 다양하다. 히잡을 쓴 이슬람계 사람들과

초미니 스커트를 입은 여인 등 각양각색이다.

 

♣ 자동차에 대한 지극한 사랑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말레이시아에 대해 가지고 있는 또 한 가지 편견은 말레이시아가 1차 생산품을 주로 생산하는 나라

라고 알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말레이시아의 주요 생산품은 전자제품을 비롯한 공산품이다. 자동차 역시 주요 생산품목이다.

말레이시아의 프로톤은 1983년부터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연간 생산량은 30~40만대 수준. 세계 60개국에 수출하고 있다고

 

한다. 말레이시아에서 자동차는 누구나 쉽게 구입할 수 있을 만큼 가격이 싼 것이 아니다. 말레이시아에서 10년째 살고 있다는

한국인 이영기 씨에 따르면 자동차 값이 한국의 2배에 달한다고 한다. 차를 살 때 세금이 많이 붙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공무원 월급이 60만 원 정도임을 감안한다면 차를 사기 위해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 결코 적은 것이 아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인들은 차를 사기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연다. 이영기 씨의 설명에 따르면, 의류비와 주거비 등 기초 생활에 드는 비용이 한국

보다는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차를 사기 위해 많은 돈을 쓸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말레이시아에서는 서민용 아파트의 월세가

한 달에 4만 원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할부제도가 잘 되어 있다는 것도 말레이시아인들이 차를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말레이시아인들은 대부분 자동차를 살 때 10~15년 할부로 구입한다. 겨울이 없기 때문에 오랜 기간 차를 탈 수

있으며 휘발유값 역시 1리터에 590원 정도로 비교적 저렴하다. 또한 자동차를 사면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다.

  

♣ 말레이시아 F1 그랑프리

해마다 말레이시아 세팡에서는 F1 그랑프리가 열린다. F1 경기는 월드컵, 올림픽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유명한 경기.

운좋게도 올해에는 F1 그랑프리를 직접 볼 수 있었다. F1 그랑프리의 VIP석의 입장료는 300만 원이 넘을 정도로 비싸다.

의자가 없는 잔디밭 좌석 역시 5만 원 이상이다. 하지만 표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경기장에 들어서면 엄청난 크기의

 

엔진 소음으로 옆 사람과 대화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시속 300㎞가 넘는 속도로 달리는 경주용 차는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

버린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대회 마지막 날에 운집한 인원이 총 12만 명이라고 발표했다.

 

♣ 오토바이도 고속도로 통행 가능

말레이시아는 대중교통이 발달되어 있는 편이 아니다. 시내버스를 타려면 30분 이상은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개발이 덜 된

오지가 많기 때문에 대중교통이 우리나라처럼 구석구석 들어갈 수가 없다. 그래서인지 자동차를 사지 못하는 서민들은 주로

오토바이를 이용한다. 쿠알라룸푸르의 주요 도로는 오토바이가 점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미있는 것은 오토바

 

이도 고속도로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토바이는 고속도로 통행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쿠알라룸푸르의 경우 택시는

쉽게 탈 수 있는데 기본요금은 2링깃, 약 600원 정도다. 운전 매너는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다. 사람보다는 차가 우선이다.

길을 건너기 위해 인도에 서 있는 외국인들이 자동차가 멈추지 않아 당황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쿠알라룸푸르의 경우는

 

인구 2명당 자동차를 1대 정도를 갖고 있기 때문에 교통체증도 심한 편이다. 특히 금요일 오후부터는 우리나라의 주말정체

만큼이나 도로가 꽉 막히기도 한다. 말레이시아에서 길을 건널 때는 좌우를 유심히 살펴야 한다. 차들이 좌측통행을 하기 때문

이다. 게다가 횡단보도도 많지 않기 때문에 중앙선에서 한 번 멈춰 서서 차들이 오는지를 잘 살펴야 한다.

 

 

 

 

   

♣ 자동차 번호판, 왕족은 한 자리 숫자만 사용해

말레이시아에 갔다면 자동차 번호판을 유심히 보자. 말레이시아의 자동차 번호판은 영어 알파벳과 숫자의 조합으로 이루어

진다. 알파벳 첫 번째 글자는 지역을 상징하는데 W가 제일 많다. W는 쿠알라룸푸르다. 그리고 숫자는 3~4자리로 이루어지는데

왕족은 한 자리만 사용한다. 관공서 차량은 두 자리 숫자를 쓴다. 경찰들도 이런 차는 교통법규를 위반해도 절대로 잡지 않는

 

다고 한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좋은 번호판을 경매에 붙인다. 선호하는 숫자는 8이다. 8이 들어간 번호판을 달면 부자가 된다고

믿고 있다. 현재 가장 비싼 번호판은 ‘BBE 8888’인데 약 3억 원 가까이 한다고 한다. ‘1818’이들어간 번호판도 인기다. 날마다

부자가 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싸게 나와도 300만 원 정도의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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